- 대외 불확실성 커져…‘놀라운’ 프리미엄 출시 전략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친환경 가전 제품 선보여
집 안에서 연결성 높은 기기 사용의 미래 비전 제시
IFA 개막 기자회견 당시 'IFA 2022'의 데이비드 루에츠 수석 부사장 모습[IFA 20222 제공] |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 로고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가 2년만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인상, 환율 문제 등에 직면한 글로벌 가전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기업들의 ‘놀라운(Surprising)’ 혁신 전략과 제품 기술 공개가 이번 전시회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FA 2022’는 다음달 2일(현지시간)부터 닷새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다. IFA는 매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시회로 꼽힌다.
가전·홈엔터테인먼트·오디오·통신·컴퓨팅·게이밍 등 1930여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참여 기업도 2019년(90여곳)에서 올해 160여곳 대폭 증가, 역대급 규모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경기둔화·공급망 위기 ‘놀라운(Surprising) 경험’으로 돌파 =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이 붕괴되고 원자재·물류 비용 등이 폭등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소비심리는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현지 독일 매체가 “가격 인상, 환율, 높은 제조 비용이 ‘IFA 2022’를 압도하고 있다”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수요 둔화에 소비심리 하락까지 겹치면서 가전 재고가 쌓이며 업계 불안감은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글로벌 가전 선두 기업들 뿐 아니라 주요 중견 기업들까지 재고자산이 최근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전업체들은 결국 가라앉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깨울 ‘놀라운’ 제품을 선보이는 데 방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IFA 2022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북미와 유럽을 적극 겨냥해 맞춤형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두인 삼성·LG전자 등은 소비자들을 놀라게 할 프리미엄 제품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IFA 주최 측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세한 픽셀 격자와 거대한 색상 스펙트럼으로 숨이 멎을 정도로 큰 이미지를 보여주는 TV들이 공개될 것”이라며 “이미지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준비하기 위해 IFA에는 강력한 사운드를 위한 제품도 많이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TV의 경우 삼성전자가 네오 QLED 98인치 신제품을 비롯해 초대형, 초고화질 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LG전자 역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올레드 TV부터 가장 큰 올레드 TV 라인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시청 경험 수준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올해 IFA의 개막 기조연설에는 퀄컴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이 나선다. 그는 무선 연결, 고성능, 저전력 처리 등 고급 기술을 사용하여 PC·AR(확장현실) 장치 등의 놀라운 경험이 이뤄지는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은 최신 홈 시네마 상품 사운드 바를, 세계적인 음향기기 기업인 ‘젠하이저’는 새로운 엠비오 사운드바 등을 내놓으며 유럽 가전 고객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IFA 2022' 개막 기자회견 당시 진행자 펠리시아 포치햄머 모습[IFA 2022 제공] |
▶ 지속가능한(Sustainable) 친환경 제품도 눈길=친환경 제품 역시 IFA 2022에 참여한 고객사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으로 보인다. ‘IFA 넥스트(NEXT)’ 코너에서 순환 경제를 위한 전략이 발표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설명되고,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공개될 예정이다.
IFA 측은 “세탁기·건조기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전기·물·세제를 절약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해양 보호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 와이즈와 협력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공개한다. LG전자는 유럽 냉장고 에너지등급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2도어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신제품도 공개한다.
프랑스의 ‘쿠퍼레이티브커모운’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며 전자 장치에 임대·수리·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방법을 공개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매터’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프리사이클’은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저감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독일 스타트업인 ‘그린박스’는 좁은 공간과 아파트 등에서 깨끗하고 효율적인 실내 정원 가꾸기 기술을 선보인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 홈(Smart Home)’ 경쟁=이번 IFA에선 기기간 연결성 역시 뜨거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최신 프로그램, 메시지 관리, 유지·서비스 정보를 쉽게 이용하거나 통합 카메라를 통해 오븐·냉장고 등을 확인하는 활동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전세계 가전업체들의 화두가 스마트 홈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바탕으로 한 ‘놀라운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홈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HCA)를 통해 스마트홈 연결성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인다. 지난 1월 설립된 HCA는 삼성전자, LG전자,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아르첼릭 등 주요 가전 및 공조업체 등 기업 13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회원사들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클라우드상에서 상호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고 있다. IFA 2022에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HCA 회원사 간 연동 서비스가 최초 시연될 예정이다.
지난 7월 열린 'IFA 2022' 미디어브리핑 당시 현장 모습[IFA 2022 제공] |
지난 7월 'IFA 2022' 미디어 브리핑 당시 모습 [IFA 2022 제공] |
국내기업인 ‘브이터치’는 세계 최초의 비접촉 터치 기술인 버츄얼터치 기술을 선보인다. 인공지능(AI)과 3D 카메라의 도움으로 사용자가 사물에 접촉하지 않고 가리키기만 하면 기기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프랑스의 ‘애즈위쉐어’는 가족 구성원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사진과 문자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액자를 선보인다. 스위스의 ‘페이트론 AG’는 세계 최초 지능형 온열 젖병인 ‘베이비부’와 언제든지 음식을 데울 수 있는 ‘히트박스’를 선보인다. 둘다 앱을 통해 서로 연결해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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