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전문가들 “중앙은행간 협력 중요”
고물가 대응을 위한 미국의 통화긴축과 이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이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가 1980년대에 비해 클 가능성이 있으며, 신흥국들이 1980년대와 같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절상하는 ‘인플레 수출’로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간 협력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요인과 국제금융체제의 미래’ 주제의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기조연설에 나선 모리스 옵스펠트 미 UC버클리대 교수는 1980년대초 물가억제 노력이 1982년 깊은 경기침체와 신흥국 부채위기를 초래했다며,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옵스펠트 교수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미국의 통화긴축과 그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이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가 1980년대보다 클 것이라며 고소득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절상하고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협력으로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국이 인플레 대응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통화가치를 절상하면 그 나라의 물품을 수입하는 B국이 어려움에 빠져 B국 역시 자국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과 통화가치 절상에 나설 경우 A와 B국이 모두 물가 상승과 경기둔화에 직면한다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다. 지금 미국의 행위가 이와 유사하다.
아이한 코제 세계은행 개발전망 국장도 발표를 통해 세계경제에 인플레이션과 재정·통화긴축 속 하방 리스크가 산재하고 있으며, 특히 신흥국이 1980년대와 같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신흥국 금융시장에서의 자본유출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성장률 하락 및 기대인플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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