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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지주택 사업장 곳곳 파열음
부동산| 2023-04-17 11:21

주택 시장 상승기에 서민의 내집 마련 방식으로 주목받아온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분양 시장의 침체 흐름 속에 공사비 증액 이슈까지 불거지자 곳곳에서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주택 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온 서희건설의 사업장 여러 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최근 시공을 맡은 한 지주택 사업장의 조합, 입주예정자협의회 측과 만나 조경시설물 변경안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추가 분담금 납부가 예정된 상황에서 시공사가 입주예정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재를 제시하자, 불만이 제기돼 협의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서희건설은 해당 조합에 올해 초 160억원대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고, 조합원당 추가 분담금은 평형별로 2000만~3000만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입주 예정자 사이에서는 서희건설이 제시한 조경시설물 자재 승인 검토안에 대해 ‘수천만원의 추가 분담금도 내야 하는데 과거에나 쓰이던 구식 자재로 시공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간담회에서는 서희건설이 제안한 시설물 변경안에 대한 재변경을 요청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보다 직접적인 공사비 증액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서희건설이 시공사인 포항시 흥해읍 남옥지구 서희스타힐스는 오는 8월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동 총 956가구(조합원 물량 492가구, 일반분양 물량 464가구) 규모로 조성 예정이었다. 서희건설은 최근 조합에 공사 중 발생한 설계변경과 물가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50억원을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조합은 가구당 7000만~8000만원 수준의 분담금이 더해진다며 반발했다. 이에 포항시가 서희건설과 조합 측 중재를 위해 몇차례 자리를 가렸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서희건설은 지난달 6일 공사를 중단했다. 최근 양측과 포항시가 다시 협의를 진행하며 공사 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공사비 갈등뿐 아니라 부동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도 지주택 사업 내에서 커지고 있다. 지주택은 중도금 대출보증이나 연대보증이 불가피한데, 미분양과 계약 취소가 이어지면 건설사가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인천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의 경우 전체 물량의 70% 이상이 미계약되면서 지난해 12월 기존 계약자에 1.5배 위약금을 주고 분양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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