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총파업 국민정서에 역행” 호소에도…현대차 노조 ‘강행 의지’? [비즈360]
뉴스종합| 2023-07-05 14:25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단협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오는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쓰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현대차 6차 본교섭에서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7.12 총파업’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원만한 교섭을 원하지만, 총파업에 대한 내외부 시선이 너무 따갑다”며 “국내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총파업은 국민 정서와 역행하는 만큼, 다시 한번 심사숙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금속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사측 할 것 없이 노조를 공격하고 있다”며 “사측이 강하게 공격한다면 노조도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이날 교섭에서도 노사는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장기근속자 조합원의 권익 향상 ▷휴직 기간에 상여금 정상 지급 ▷신공장 운영 시 조합원 고용불안 방지 ▷판매방식 다변화 금지 등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사측은 “모두 수용하면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29일 열린 5차 본교섭에서는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에 사측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노측 교섭위원이 교섭 중 퇴장하는 등 협상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까지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우선 오는 12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지역별 총파업대회에 동참,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5년 만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1공장 EV9 생산라인. [기아 제공]

오는 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금 교섭에 돌입하는 기아는 7.12 총파업에 현장 대의원 등 확대간부가 2시간씩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기아의 경우 지난 5월 3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해 생산라인이 멈추는 등 막대한 손실이 있었던 만큼, 파업을 최소화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당시 기아 노조의 파업으로 2700대의 신차 생산이 중단, 7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조합원 복지 향상을 위해 11개의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실적에 걸맞은 최대 복지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정년퇴직자, 장기근속 조합원의 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조항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조항이 평등권과 취업 기회균등 보장을 침해했다고 보고 기아 노사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기아 노조는 “이미 사문화된 조항으로 적용 사례가 없고, 절차와 과정에 의거해 단체 협약 개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시정을 미루고 있다.

노사 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깊다. 현대차·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을 지나 한창 판매 상승세에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208만1462대, 기아는 157만592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11% 상승한 수치다. 특히 기아의 상반기 판매는 1962년 자동차 판매 시작 이래 사상 최대치다.

강남훈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최근 열린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최근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출현 등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고, 미래차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노사관계 안정과 노동유연성 확대를 통한 생산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금속노조와 현대차 노조의 7.12일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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