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너무 촌스러워 10년전 제품인줄” 삼성 대항마…일본 제품 정체
뉴스종합| 2023-09-01 19:50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가 1일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 [유튜브 ‘SONY’]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게 2023년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일본 토종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니가 다시 한 번 신작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5·폴드5’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한때 전자·IT분야에서 위세를 떨쳤던 일본 소니는 현재 자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도 밀리는 신세다. 특히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과 디자인 탓에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선보인 스마트폰 신작 역시 최신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가 1일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 [유튜브 ‘SONY’]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는 1일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를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했다. 그러나 시작한 지 15분도 안 돼 서둘러 중계를 끝냈다. 시청자들은 “벌써 끝난 것인가?”, “스펙 설명도 제대로 안 하고 가격은 왜 안 밝히나?”, “준비한 영상만 틀어주고 끝내다니 너무 형편없다”며 졸속 진행에 비난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보면 최신 스마트폰이 맞는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과는 차이가 있었다.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가 1일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 [유튜브 ‘SONY’]

특히 디스플레이 화면을 감싸는 테두리(베젤)가 두꺼운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소니의 ‘엑스페리아5 V’ 공개를 지켜본 한 시청자는 “거대한 베젤 두께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베젤이 두꺼울수록 그만큼 실질적으로 보여지는 화면 크기는 작아진다. 애플과 삼성 등 주요 업체들은 갈수록 베젤을 얇게 해 초슬림 대화면 구현에 주력하고 있다. 베젤을 줄이면 화면이 커지는 효과가 있어 동영상 시청 시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소니는 유선 이어폰을 꼽을 수 있는 별도의 3.5㎜ 이어폰 단자도 그대로 유지했다. 4~5년 전부터 스마트폰 업체들은 화면을 넓게 만들기 위해 이어폰 단자를 없애왔다. 단자를 제거하면 그만큼 스마트폰 두께도 줄일 수 있다. 대신 충전단자에 유선 이어폰을 꽂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가 1일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 [유튜브 ‘SONY’]

그러나 소니의 ‘엑스페리아5 V’는 별도의 이어폰 단자를 그대로 유지한 탓에 두께도 타사 제품 대비 두껍다. 소니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제원을 보면 두께가 8.6㎜, 무게는 182g이다. ‘갤럭시 S23’(7.6㎜, 168g)보다 두껍고 무겁다.

색상 역시 블랙·블루·플래티넘 실버 등 3종에 불과해 다채로운 컬러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에 상대적으로 단촐하다. 전작에서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인 카메라는 4800만 화소다.

소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셋을 탑재됐으며 배터리 용량은 5000mAh라고 밝혔다. 다만 가격과 출시일은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가 1일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5 V(Xperia5 V)’. [유튜브 ‘SONY’]

앞서 일본 토종 스마트폰의 다른 한 축을 차지하던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인수되면서 소니는 사실상 일본에서 유일한 토종 스마트폰으로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폰, 구글 픽셀폰 등 외산폰에 모두 밀리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본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시장점유율 47.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10.9%를 차지하며 2위로 뛰어올랐으며 샤프가 11.8%, 구글이 9.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소니는 7.3%에 불과해 사실상 자국민들도 외면하는 브랜드가 됐다.

지난해 일본 가전업체 발뮤다가 야심차게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형편없는’ 디자인 탓에 혹평을 받아 결국 올해 5월 사업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일본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가 사실상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joz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