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5세·59세 경찰 몸짱달력 “나이는 숫자”
뉴스종합| 2023-11-08 11:08
한종범(왼쪽)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경장과 박근직 경찰대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같은 피해 아동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 없이 ‘몸짱 경찰관’을 지원할 겁니다.”

8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한 박근직 경찰대학 교수(59)와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한종범 경장(25)은 2024년도 경찰 달력의 ‘최고령’과 ‘최연소’ 표지 모델이다.

경찰 달력은 지난 2018년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관들의 기획과 제작으로 시작됐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스스로 달력 제작에 동참하고 시작했다.

올해도 경찰은 경찰 달력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 8월 제주경찰청에서 열린 ‘미스터 폴리스 코리아 선발대회’를 진행, 총 49명을 선발했다. 달력 제작에 참여한 경찰들은 지난해 1400만 원을 비롯해 올해까지 6년간 총 7250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학대 피해아동 치료와 회복, 생계 지원 등을 위해 전액을 사랑의열매와 구세군 등에 기부했다.

현재 경찰대에서 생활지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박 교수가 경찰달력 표지모델로 참여한 건 지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박 교수의 영향으로 그의 제자인 이준혁 경위도 2021년 경찰 달력 모델이 됐다. 박 교수는 “학생 시절 내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임용 후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몸을 단련했다고 한다”며 “제자였던 그가 경찰달력 모델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선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단, 일상 속에서 가벼운 운동부터 하면서 점차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024년도 달력의 한종범(왼쪽) 경장과 박근직 교수

한 경장은 경찰 달력을 통해 경찰의 꿈을 키웠다. 지난 2019년 노량진에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경찰 달력 모델을 접한 것이 경찰에 합격하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올해로 경찰관이 된 지 2년 6개월 정도 된 그에게도 업무와 운동을 병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고단한 하루 일과로 운동을 망설여질 때마다 한 경장의 마음을 다잡은 것이 있다면 운동을 통해 돌아온 성과였다. 부단히 단련한 체력은 신고자들을 손쉽게 통제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과거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었다. 다수의 인원을 제지했어야 했는데, 근력을 다져 놓으니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고 제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25세와 59세로 나이 차이가 나는 두 경찰관에게서 신체 단련이라는 목표는 같다. 한 경장은 자신의 한계 이상을 경험하기 위해 부단히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지친 상태에도 몸은 자연스럽게 헬스장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제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운동에 정진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마음을 다잡는 분들을 실제로 봐왔다. 저 역시 일도 열심히 배우고 자기관리도 열심히 해서 모범적인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와 한 경장 모두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보낸 10년 뒤의 모습과 하지 않은 모습은 확연히 다릅니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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