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져
베니스 여행 까다로워진다. 과잉관광 강력 규제[함영훈의 멋·맛·쉼]
라이프| 2024-01-02 08:00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베니스공국이라는 이름으로, 북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양안 일대 중견 국가의 중심지였던 섬 도시 베니스는 이탈리아 본토 근해 작은 섬들 사이의 모래를 파내 쌓아 섬내 땅 면적을 키우는 방식으로, 섬과 섬 사이를 좁은 수로로 만들고, 넓어진 땅 위에 건물을 짓는 식으로 만든 자연개조 도시이다.

베니스

중세 건물들이 바다위에 떠 있는 모습이다. 지반이 약하다 보니 섬 전체가 날이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주민 보다 몇 배의 관광객이 몰리는데, 이 때문에 가뜩이나 위태로운 베니스섬이 더욱 몸살을 겪고 있다.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아 환경이 훼손되고 주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과잉관광(overtourism)’으로 몸살을 겪던 이탈리아 베니스가 올해 상반기 중 ▷7000원 입장료 징수, ▷단체관광객 수 제한, ▷확성기 사용 금지, ▷길자에 멈춰선 채 가이드 혹은 리더 설명 회합 금지 등 다양한 제한정책을 시행한다.

베니스. 아름답지만 위태로워 보인다.

2일 이탈리아관광청, 베네치아 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 5유로(약 7000원)를 올해 4월부터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오는 6월부터 단체 관광객 규모를 최대 25명으로 제한하고 가이드의 확성기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6월 시행될 새 규칙은 단체 관광객이 좁은 거리, 다리 또는 통행로에 멈춰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도 보행자의 통행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했다.

이는 세계유산 베니스 역사지구 외에도 베네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무라노, 부라노, 토르첼로섬에도 적용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상 통제에 따르지 않고 함부로 하다가 물에 빠진 베니스 전통배

베니스는 최근 환경운동가의 시위때 근해에 염료를 풀어 바다가 녹색으로 변해 주민과 관광객이 놀라기도 했으며, 중국인 관광객이 통제에 따르지 않고 사진을 함부로 찍다가 바닷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기도 했다.

물가도 치솟고, 소음도 많아 날이 갈수록 주민생활이 힘들어지는 가운데, 베니스 역사지구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5만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ab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