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군사협력 심화…사거리 300∼700㎞ 고위력
드론 이은 중대 지원…미 “북한 이어 이란까지” 우려
20일(현지시간) 한 시아파 무슬림 성직자가 이란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한 시장에서 한 여성이 다른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수백발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소식통 3명은 이란이 러시아에 제공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약 400기이고 이 미사일들의 상당수는 ‘졸파가르’와 같은 ‘파테-110’ 계열의 탄도미사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도로 이동식 미사일의 사거리를 300∼700㎞로 평가한다.
한 이란 소식통은 러시아로 가는 이란 미사일들의 수송이 올해 1월 초 시작됐고, 이런 거래가 지난해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양국 국방·보안 당국자들 간 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이란군 당국자는 그동안 미사일 수송이 최소 4차례 있었고 몇주 내 추가 선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이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미사일 일부는 배에 실려 카스피해를 거쳐 옮겨졌고 나머지는 항공기로 수송됐다.
이란 국방부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수송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란 국방부도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날 자국 국영 방송에 “우리의 공식 소식통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많은 양의 탄도미사일을 받았다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 거래는 미국의 제재를 나란히 받는 이란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이 점차 두터워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우크라이나전에서 무기가 절실한 러시아 전력을 높이는 변수로 볼 수도 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는 이란의 파테-110 계열 미사일들과 졸파가르는 정밀무기라며 이 탄도미사일 400기가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된다면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가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이란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는 우려가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이미 북한에서 미사일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란에서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받는 게 임박했다고 지난달 초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이란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무인 항공기)을 제공했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2022년 9월 이후 이란산 샤헤드 드론 3700대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