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D 37개 선진국, 지난해 3분기 주택 가격 상승
매물 부족도 집값 상승에 기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오카티의 주택 개발 구역.[사진=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선진국의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10년 만에 가장 깊이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전환점을 맞았다고 예측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OECD 37개 선진국에서 지난해 3분기 명목 주택 가격은 지난해 2분기보다 2.1% 올랐다. 지난해 초 거의 정체된 상태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집값이 전분기 대비 하락을 나타낸 국가는 전체의 3분의 1에 그치며 지난해 초 절반 이상보다 줄었다.
앤드루 위샤트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최근의 데이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집값 하락이 바닥을 쳤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집값이 충분히 조정됐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2022년 후반부터 대다수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한 후 주택 가격은 타격을 입었다. OECD 국가의 경우 2022년 4분기 주택 가격이 전분기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쳐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많은 나라에서 집값 하락세가 완화하거나 역전됐다.
매물로 나온 부동산의 부족도 주택 평가 가격과 실질 가격을 지지하며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기여했다.
투자회사 T로우프라이스의 토마스 비엘라덱 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많은 국가에서 바닥에 근접했고, 회복되고 있다”면서 이주와 제한적인 도시 계획 허가가 영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집값에 압력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견고한 경제와 일자리 증가로 인해 지난해 1월 이후 11월까지 명목 주택 가격이 5.2% 상승하며 집값이 가장 큰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경제난, 부동산 과대평가, 대규모 임대 시장이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독일은 지난해 집값이 10.2% 하락하며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유럽연합(EU) 중 최악을 기록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2023년 중반 저점을 찍은 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EU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주택 가격이 전기보다 0.8% 오르며 연초의 하락에서 반전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1% 하락했다.
실뱅 브로이어 S&P글로벌레이팅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주택 가격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는 가격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남은 조정은 완만한 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세계 주택 가격은 예상보다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앞서 미국 주택 가격이 지난해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6% 상승을 추정하고 있다. 영국의 지난해 주택 가격 하락률 예상치는 7%에서 2%로 수정했다.
FT는 “미국, 호주, 영국 등 일부 경제권에서는 시장이 예상치 못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집값 조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보였던 큰 상승폭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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