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메시가 살렸다” 장총 든 90대 할머니의 기념사진…‘하마스 인질’ 모면한 사연
뉴스종합| 2024-03-08 07:40
하마스 대원과 사진 찍는 에스테르 쿠니오(90) [온라인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당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갈 뻔한 90세 할머니가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대고 인질이 되는 걸 피할 수 있었다고 일간 클라린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후엔테 라티나'(Fuente Latina) 단체가 제작한 '10월7일의 목소리, 라틴계의 생존 이야기'에 담긴 이스라엘의 니르 오즈라는 키부츠에 거주하는 올해 아흔 살인 에스테르 쿠니오 할머니의 이러한 증언이 SNS 등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오전 쿠니오 할머니는 자신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 두 명에게 문을 열어줬다.

이들은 장총을 든 하마스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혼자 있는 쿠니오에게 가족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지만, 언어 장벽 탓에 의사 소통은 이뤄지지 않았다.

쿠니오는 "나는 당신들 언어인 아랍어를 모르고 히브리어도 잘 못한다"며 "나는 아르헨티나 말(아르헨티노)을 한다"고 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아르헨티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쿠니오는 이에 "당신들은 축구를 보느냐"고 질문했고, 하마스 대원들은 "축구를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쿠니오는 "나는 축구선수 메시, 메시의 나라 출신"이라고 했다. 이 말에 하마스 대원은 "나는 메시를 좋아한다"며 쿠니오에게 갖고 있던 장총과 권총을 주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사진 촬영 뒤 이들은 쿠니오를 인질로 잡아가지 않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쿠니오가 아끼는 쌍둥이 손자들은 그날 하마스의 인질로 붙잡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쿠니오는 "나는 메시 덕에 살았는데, 메시가 내 손자들과 다른 인질들이 풀려나는데도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테러로 1000여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살해됐다. 200여명은 인질로 잡혀 가자지역으로 이송됐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보복 공격에 나섰다. 하마스 측은 지금까지 3만1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고, 수만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고 주장 중이다.

하마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은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협상은 하마스의 소에 달렸다"며 "이스라엘은 협력하고 있고, 합리적인 제안이 있었다. 라마단 기간까지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에서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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