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AI 황제’ 엔비디아...더 잘하는 것 따로 있다[세모금]
뉴스종합| 2024-03-11 18:02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칩 외에 다른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소프트웨어 상품 판매도 확대하면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미국의 AI 반도체 선두 주자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업계에서 매우 인기 있는 벤처캐피털 투자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3회계연도(2023년 2월~2024년 1월)에 3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2022회계연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까지 엔비디아의 누적 벤처 투자 지출은 147억9000만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엔비디아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재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 가치는 15억50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동기 3억달러(약 4000억원)의 5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러한 투자는 AI가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트렌드를 개발할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고 WSJ는 평가했다.

또한 AI 칩 분야에서 경쟁사들의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자사 기술에 의존하는 미래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두 벤처 투자 부문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비샬 바그와티는 스타트업 투자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플랫폼은 성장했고, 따라서 우리의 생태계는 성장했다”면서 “우리가 지원하고 싶은 플랫폼 및 생태계의 일부로서 점점 더 많은 회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기술 산업은 빠르게 움직이고, 엔비디아도 먼 미래에 대해 선제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멸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드러낸 바 있다.

엔비디아는 특히 의료 및 약물 개발 분야에 많은 투자를 했다. 황 CEO가 AI 적용의 기회가 무르익었다고 평가한 분야다.

그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지난해 5000만달러를 투자한 리커전파마수티컬스의 회장과 대담에 참석해 “우리는 상당히 능숙한 투자자”라며 “컴퓨터 사용과 AI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메일을 보내달라. 우리는 당신을 위해 여기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엔비디아는 지난달 중순 음성 지원 AI 전문 회사인 사운드하운드AI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십 년 동안 황 CEO를 알고 지낸 벤처캐피털 회사 톰베스트벤처스의 우메시 파드발 상무는 엔비디아의 투자 전략이 10년 후 비전을 바탕으로 베팅을 하는 황 CEO의 경향에 부합한다면서 “성공한 벤처 투자는 엔비디아를 전반적으로 성장시킬 것이고, 그 가치는 투자로 인한 재정적 수익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칩이나 벤처 투자 외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제품 부문은 연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큰 성장을 이뤘다.

현재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등이 뛰어들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더 많은 칩이 출시되면서 엔비디아가 점차 시장의 주도권을 잃고, 이익률(마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의 선전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이익률이 훨씬 높은 경향이 있다”면서 “다른 기업들이 GPU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기 시작하더라도 엔비디아는 그러한 위험을 완화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수익 (소프트웨어) 사업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은 음성 인식 AI 비서나 로봇 등과 접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는 이미 반도체 밖에서도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단순한 하드웨어 개발자 이상”이라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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