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LG엔솔, ‘페인포인트’ 직접 개선 통해 고객가치 혁신…“불황 파고 정면돌파”
뉴스종합| 2024-06-13 08:57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 사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섬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장소가 있는데 배터리를 다룬 경험이 없어 반입과 보관이 어려워요.” (고객사 A)

#. “안정성 및 사이클 검증에 대한 평가 장비와 방법이 상이해 결과에 대한 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객사 B)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고객사로부터 이같은 문의를 받았다. 회사는 고객이 현장에서 느낀 ‘페인 포인트’(고객에 불편을 초래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견하자, 바로 개선 절차에 돌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여파로 배터리업계가 실적 악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김동명 사장(CEO)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현재의 성장 둔화 시기를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고객 문의와 관련 우선 A사에는 배터리 보관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배터리는 제품의 종류에 따라 에너지 용량, 창고 면적, 최대 보관 개수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현장 내 최적의 창고를 직접 찾아 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게 도왔다.

B사의 경우에는 직접 방문해 배터리 관련 항목별 평가 방법에 대한 차이점을 도출했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세부 업무 사항을 일치시켰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부터 등록된 고객의 페인포인트와 개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이다. 모든 임직원은 이 내용을 볼 수 있다. 또 주기적으로 고객설문조사를 진행, 품질·가격·납기·기술·대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의 소리를 파악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의 특성상 고객의 불만이나 어려움이 즉각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작은 불만을 놓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한 것이다.

지난 4월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고삐 풀린날’ 행사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페인포인트 개선 외에도 다양한 고객가치 제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가치혁신 전담팀’ 운영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다양한 고객가치 혁신 사례를 발굴,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우수한 사례에 대해 시상하는 ‘고객 감동 실천 우수사례’ 포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LG그룹의 대표적인 고객가치 행사인 ‘LG 어워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출시한 전기차 배터리 통합 진단 서비스 ‘B-라이프케어’가 고객만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가치 혁신 노력이 그룹사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관련 규정을 공유해 세제 혜택 범위를 넓히거나, 고객사의 긴급한 샘플 증량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고객 감동을 실천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뿐 아니라 폴란드 법인까지 직접 전담팀이 찾아가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올해는 ‘고객가치 실행력 자가점검 조사’를 신설했다. 고객가치 혁신 활동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수준을 측정,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우리 회사가 글로벌 선도 업체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이 원하는 작은 이슈 하나까지 해결하려는 끈기와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가치’를 향한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고객사인 전기차, 정보·기술(IT) 업종의 성장세가 가파르고 트렌드 변화 역시 빠른 만큼, 고객의 니즈를 한층 발 빠르게 파악해 나갈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더 큰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