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그놈이 돌아왔다”…10년째 안잡힌 인터넷 사기범 ‘정성원’ 출몰
뉴스종합| 2024-11-02 13:49
전화번호가 용인 기흥세무서 대표번호로 돼있다.

보이스피싱범 검찰청 정석현 계장은 하루 116명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 요즘도 당하는 사람이 있나 싶었는데, 오히려 당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인터넷 온라인 사기범도 극성을 부리고있다. 이들은 주로 주말에 활동한다.

중고나라, 골마켓 등 네이버 인기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스펨문자 못지않는 신종 수법 사기로 누리꾼들사이에 ‘상거래 주말주의보’ 라는 말까지 나온지 오래다.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사기범 명단을 올리고있으나 사기범 수법은 더욱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진화됐다.

A씨는 2일 중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고골프채 판매 글를 게시했다가 사기를 당할뻔했다. 1초도 안돼 구매문의채팅이 왔다.

신종 수법 방식은 진화했다. 종전에는 물건을 보여주고 판매대금을 받고 사라지는 추세라면 이젠 거꾸로 물건도 받고 판매대금도 이중으로 갈취하는 고도화 수법을 쓴다.

A씨는 “2일 중고골프채 39만원을 산다며 홀리마켓 링크를 보낼테니 가입하면 글을 게시하면 바로 사겠다고 했다. 의심을 풀기위해 택배비를 부담해달라는 요청도 함께 올라왔다. 갑자기 홀리마켓에 가입하라는 이유를 물었으나 동문서답이었다. 링크를 보내왔다. 홀리마켓를 온라인으로 내리면 주소와 전화번호가 뜬다. 전화를 걸었더니 수화기 너머로 국세청 이라고 말한다. 전화번호로 검색하니 용인 기흥세무서였다.

유령사이트 홀리마켓에 뜬 메세지.

호기심으로 추적을 시작했다.

홀리마켓에 회원가입해 물건을 올려보니 1000원이 신규회원 축하금이라고 하고 391000원이 적립금이 올라와 있었다. 회원가입하고 계좌등록을 하니 출금동결이 떴다. A씨는 “이게 뭐냐고 따지자” 사기미수범 ‘정성원’은 그럴리 없고, 1년째 이용했다고 끝까지 속였다”고 했다. 홀리마켓에 문의해보라고 했다.이 부분이 시작점이다. 통화를 하자고 하니 근무중이라고 했다. 일요일 근무도 누가봐도 이상했다.

결국 추적을 하면서 느낀점은 물건도 받고 물건대금도 받은 ‘일타쌍피’ 수법을 쓴 진화된 사기수법이었다.

홀리마켓 인터넷 주소지와 나와있는 전화로확인 했더니 위치가 네이버 지도에 용인기흥세무서로 떴다. A씨는 이 사기꾼에 대한 정보를 더 확보해보기위해 대화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홀리마켓 상담사는 신규회원은 토스뱅크에 10원을 입금하고 캡처해 보내주면 회원가입이 된다고 했다. 10원을 당할 것 알면서도 입금했다. 주변 지인들은 T뱅크를 통해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은행이 사기은행이 아니라 사기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은행이라는 점이 이상했다.

주변 지인이 7억7000만원 사기를 당한 사기범이 선택한 은행도 T은행이었다면서 T은행은 일단 조심해야한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지인의 딱한 사연을 듣고 토스뱅크은행에 당시 전화해 인터넷 은행이고 주소지를 모르니 찾아가 상담받을 시간을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T뱅크 상담사는 상담시간을 결정해 통보해준다고 했지만 1년이 다되도록 연락이 없다. 이런 전화가 하루에 한통 오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또 다른 B씨도 T뱅크를 통해 송금해 자전거 사기 20만원을 날렸다고 즉시 알리고, T뱅크에 계좌출금정지를 요청했으나 은행 상담사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자전거 사기범은 제주도에서 집단 사기를 치다 검거돼 지난달 23일 의정부경찰서로 압송됐다. 집단피해가가 발생했다.

정성원 등 사기범들이 쓰는 수법은 진화했다.

은행을 이용한다.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홀리마켓이라는 유령사이트를 만들어 회원가입을 유도토록한다. 출금계좌를 입력하면 숫자를 1개정도 자동으로 틀리게 만든다.

계좌번호 기입이 잘못돼 출금동결됐다는 알림을 계속알린다. 나중엔 블랙처리하고 다시해야하니 똑같은 39만원을 홀리마켓 안전계좌로 입금하면 다시 출금토록 해준다고 했다. 이걸 보내면 뜯긴다.

옛날 서울검찰청 계장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때문에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실이 기억나 웃음이 나왔다. 네이버에 ‘정성원’이름이 유명하다. 이름만 치면 10년전부터 유명한 사기범이라고 나와있다. 아직 사이버수사대에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더 충격이다.

중고나라. 골마켓 등 네이버 인기 커뮤니티에는 자체 회원들이 사기꾼들의 전화와 이름, 계좌를 올려 만들어 져 조심하고있다. 하지만 더치드에서 검색해도 이름과 계좌를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검색자체가 안된다.

요즘 일어난 주변 사기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이상하게도(?) T뱅크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T뱅크도 엄연한 온라인 뱅크다. 하지만 사기범들이 T뱅크로 사기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수사가 필요하다. T뱅크에 전화해보면 일단 상담사가 계좌 동결를 못한다고 한다.

정부 보이스피싱 광고와 다르다.

정부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은행에 바로 전화해 출금정지 시킬수 있다고 TV를 통해 홍보중이나 실제로 은행은 이렇게 하지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예전처럼 경찰에 신고하고 어쩌구 저쩌구해서 가져오라한다. 5초면 돈을 빼갈 수 있는데 이게 말이 될까.

T뱅크 은행 본점 상담사는 6개월이나 지났는데도 고충상담시간을 알려주지않았다. 7억7000만원을 사기당한 피해자는 법원이 이미 피해자를 구속시켰고, 민사로 지급명령원까지 받아지만 일단 인터넷 은행은 주소지 조차 알기 쉽지않아 상담 자체가 어렵다. 예약 상담 전화도 오지않아 불만이 높다. 정성원의 사기 행각은 엄청난 온라인 피해자를 양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을 위해 정성원 검거를 수사기관에 특별 지시했줬으면 한다. 네이버 숲(1위) 등급인 골마켓의 사기범 공유리스트에 T뱅크로 입금해 사기당했다는 글이 상당수 올라온 것도 특이할 만한 점이다.

fob140@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