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A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올인’ 전략이 성공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평가액은 트럼프를 비롯해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위해 쏟아 부은 자금의 26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NYSE)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2.9% 오른 296.9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299.75달러(3.89%↑)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종가는 2022년 9월 21일 장중 기록한 300.80달러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연중 주가 수익률은 19.5%로 훌쩍 뛰었다.
시가총액은 9531억달러(약 132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시총 순위로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이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하루 새 14.75% 급등한 데 이어 이틀째 큰 폭으로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이 세면대를 들고 있는 사진을 백악관을 배경으로 합성한 이미지를 게시했다.
[머스크 X 게시물 캡처] |
머스크가 세면대를 들고 있는 사진은 2022년 10월 당시 트위터를 인수한 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 로비에서 찍은 것이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 HQ(본사) 진입 중, 세면대를 안으로”라고 쓰면서 자신이 이 회사를 장악했음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이번에 백악관을 배경으로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면서도 “세면대를 안으로”라고 썼다. 자신이 이제 백악관에서 업무를 볼 예정임을 부각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어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 그의 일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리트윗해 게시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가 전날 “팀원 전체(The whole squad)”라는 설명을 달아 엑스에 올린 사진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그의 아들과 딸, 손주들이 모두 함께 찍은 것이다.
이 사진에서 트럼프의 가족 구성원이 아닌 사람은 머스크와 그가 안고 있는 아들 엑스 뿐이며, 머스크와 트럼프 가문의 밀착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머스크 X 게시물 캡처] |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연방 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28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의 트럼프 올인 전략은 개인 자산 측면에서도 훨씬 더 크게 남는 장사란 계산도 나온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지난 7월 14일 이전 7968억달러(약 1104조원)와 비교했을 때 1563억달러(약 215조원)나 늘었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이 22.3%라는 점을 고려하면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평가액은 약 348억달러(약 48조원)나 늘어난 것이다.
월가 투자사 퓨처펀드의 매니징 파트너 게리 블랙은 최근 테슬라 주가 강세에 관해 엑스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의 선거 승리로 (머스크가) 50개의 각기 다른 주(州) 규정 대신 단일한 자율주행 표준 채택을 가속할 수 있는 ‘효율성 차르(왕)’ 직책으로 보상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가 혐오하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월스트리트는 테슬라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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