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그간 숨죽여 지내던 게임업체들이 드디어 행동에 나선다.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18일 “다음주 초 업계 성명서를 발표한다”며 “필요한 경우 지스타를 보이콧 하는 등의 강경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 표명은 이례적이라서 파장이 예상된다.
그간 게임업계는 여가부의 셧다운제, 문화부의 게임시간선택제와 웹보드게임규제 등 다양한 관련 정부부처로부터 규제 폭탄을 맞으면서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게임관련 규제안들이 각 업체에 미치는 각각 다르게 영향을 미쳐 중지를 모으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등이 제안한 안건이 셧다운제 시간 연장 뿐 아니라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까지 징수하는 등 최근 불황에 빠진 업계를 더욱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업계가 들고 일어선 것.
특히 업계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불참 선언과 같은 초강수를 둘 예정이다. 게임산업협회의 회장ㆍ부회장사 7개 업체는 지난 해 메인스폰서이기도 했던 위메이드가 지스타 불참을 선언한만큼 지스타 보이콧에 대해 실질적으로 논의를 진행중이다. 지난 11일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운대 지역구 의원까지 법안 상정에 참여한 참담한 상황에서 지스타에 참가하는건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지스타 불참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업계관계자는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이 포함된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게임업계가 매 해 지스타로 부산에 1000억 원 가량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데 게임업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번 대응은 추후 모바일게임사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도 오는 5월 셧다운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셧다운제 확대, 매출의 일정액에 대한 강제 징수 등 게임 산업에 비합리적인 규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상황은 심히 유감”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 협회와 업계내의 논의를 통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