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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속속 드러나는 ‘함바집 큰손’ 유상봉...휴대폰 10개 쓰며 가명으로 로비행각...법망 피하려 처남·매제·사위 총동원
뉴스종합| 2011-01-11 11:32
급식업체를 운영하는 점잖은 노신사가 베일을 벗고 나니 금품을 안기는 수법으로 정ㆍ관계 유력 인사와의 친분을 사고 호가호위했던 인물이었다.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 씨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대담한 로비 행각이 여러 해 동안 법망을 피해간 사업 수완의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차별 현금 유포로 권력 곁에 둔 수완가=유 씨는 무차별적인 현금 유포로 정ㆍ관계 인사에게 접근한 담대한 수법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내고 브로커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유 씨는 경찰 고위인사 사이에서는 ‘유상균’으로, 정계 인사와 접촉할 때에는 ‘유상준’으로 ‘이름 세탁’을 했고, 10개가 넘는 휴대폰을 사용하며 자신을 감췄다.
점잖은 외모와 달리 권력에 접근하는 방식은 대담했다. 안면을 튼 공직자로부터 다른 공직자를 소개받으며 인맥을 확장한 유 씨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등급’에 따라 액수를 달리한 현금 봉투를 준비했다. 유 씨 주변에서는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과 강희락 전 청장에게 간 봉투에 담긴 액수가 수천만원대라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수시로 개ㆍ폐업 반복하는 사업체…체납회피 의심=그가 내세웠던 사업체도 여러가지다. 유 씨가 대표 및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진 업체만 해도 원진C&C를 비롯해 3~4개에 달한다. 급식업체 원진C&C는 유 씨가 명함용으로 내세우기 위한 유령회사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급식업체 대표인 것처럼 활동했지만 사실상 1차 브로커로,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장사에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 씨가 이사로 활동했던 급식업체 A유통은 2004년 사업체가 설립된 후 4년 만인 2008년 1월께 폐업했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건설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B유통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지만 지난 9월 폐업했다. 짧은 시기 안에 개ㆍ폐업을 반복한 것을 두고 탈세 및 체납 세금 회피를 위한 작업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법망 피해가는 로비에 가족 총동원=유 씨의 사업과 로비 행각에는 가족과 친ㆍ인척이 총동원됐다. 건설현장 식당업체에 따르면 유 씨는 처남 김모(57) 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2005년 부산 지역에 급식전문업체를 차려놓고 건설현장 식당을 운영했고, 김 씨는 운영권 로비나 업자 관리 역할을 유 씨와 분담했다. 유 씨의 매제인 최모 씨도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바라는 이들을 상대로 2차 브로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면 변호사인 사위 오모(41) 씨가 유 씨를 도왔다.
유 씨의 처남인 김 씨는 오 씨 덕분에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유 씨는 부인과 자녀의 명의로 유령 급식업체 법인을 10여개나 설립해 로비 창구로 활용하기도 했다.
도현정ㆍ박수진 기자/kat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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