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야법조인 수혈로 불량 판사 퇴출을
뉴스종합| 2011-01-18 11:01
법관은 법치와 정의를 지키는 최후 보루이자 심판자이다. 법의 공정 집행과 인권의 파수꾼 차원에서 본다면 더욱 그렇다. 지고지순한 도덕성과 직무성실성 등을 요구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변호사회에 따른 2010년 법관평가결과는 너무 기대 밖이다. 판사들의 지난 1년간 재판 진행 방식과 태도를 공정성과 품위, 직무성실성 등 5부문으로 나눠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평균 77.73점에 그친 것이다. 

대상 법관 115명 가운데 상위 15명은 96.87점, 이 중 2명은 5명의 평가 변호사에게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사건 당사자 의견을 경청하고 쟁점과 법리를 숙지, 성실한 심리와 합리적인 양형을 내린 결과다. 반면 하위법관 15명은 평균 46.10점에 그쳐 자질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압적 자세와 모멸적 언행, 조정 강요 탓이다. 심지어 일부 판사는 3년 연속 평균 35점을 받았지만 서슴없이 재판을 맡았다.

판사 자질 문제는 인권 침해나 억울한 재판 우려와 크게 관련된다. 실제로 지난해 법정에서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피고인에게 ‘귀가 어둡냐’라는 모욕적 핀잔을 주고, 40대 판사가 허락 없이 발언한 70대 원고에게 ‘버릇없다’고 질책하는 물의를 일으켰다. 이런 안하무인식 법관이 양측 주장의 기록을 꼼꼼히 읽고 법정 진술을 진지하게 경청, 적확한 법률 적용을 할 리 없다. 부실 판결과 튀는 판결로 사회적 이목을 끌고 억울한 사람을 양산할 뿐이다.

함량 미달의 부실 판사를 방치하는 한 사법 권위와 신뢰는 추락하고 법정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각성하지 않은 판사들은 퇴출시키는 게 당연하다. 세상 물정과 예의를 모른 채 단순 법률지식만으로 판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공정성은 물론 판단력, 상식, 인성, 도덕성 등 전인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사평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또 덕망과 실력 있는 재야 법조인들을 판사로 영입하는 제도적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 고시 패스와 로스쿨 졸업 이후 사회적 떠받들림만 받은 젊은 판사들에게 자극제가 필요하다.

판사는 청렴과 도덕성은 물론 남다른 양식과 인격이 먼저다. 이번에 훌륭한 법관으로 꼽힌 황적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돋보인 것은 경제계의 현안이었던 키코 소송 91건에 대한 1심 재판을 주도적으로 심리한 성실한 자세 때문이다. 판사는 법정의 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의 권리구제 소임을 다할 때 권위가 스스로 인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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