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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수사’ 과학적 증거찾기 급선회
뉴스종합| 2011-02-01 10:32
사상 초유의 ‘해적 재판’으로 국제 사법처리의 선례가 될 것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남해해경 수사본부의 소말리아 해적 수사가 과학적 물증을 찾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해적들을 상대로 한 심문조사가 애초 예상과는 달리 중요한 혐의에 대해선 진술을 얻어내지 못함에 따라 석해균 선장 총격 상황에 대한 구체적 물증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수사 사흘째를 맞은 수사본부는 국내와 오만 현지에서 구체적 물증 찾기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삼호주얼리호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항에 입항하자 미리 현지에 파견했던 수사팀을 통해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현지에 파견된 수사팀은 모두 5명, 해상범죄 수사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형사들과 과학수사를 담당할 전문 감식요원들로 구성됐다.

현지에 남아 있는 국내 선원들과 미얀마 선원 등의 진술 등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당시 총격 상황을 재구성하고, 탄흔과 발사 각도 등 과학적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사살된 해적 8명에 대한 검시도 진행하는 등 수사의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헤럴드경제(1월 31일자)가 최초 보도했던 석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은 해경 측이 오만 현지에서 수거한 한 발과 국내 아주병원에서 수거한 두 발 등 총 세 발로,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감식이 진행 중이다.

해경은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을 정밀 감식해 탄환의 종류와 추정 총기류, 사격 방향 등을 알아내 석 선장을 살해하려 했던 범인을 밝혀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그동안 입항이 늦어졌던 삼호주얼리호의 국내 선원들이 2일 오후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원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안정을 취한 뒤 구체적인 피해 조사와 해적과의 대질 조사 등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사본부 측은 해적들을 상대로 삼호주얼리호의 운항정보를 미리 입수해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하지만 해적들은 단지 지시를 받은 대로 연습하고 현장에서 납치를 시도했을 뿐이라며 한국 선박을 겨냥한 계획적 범죄 가능성에 대해선 자신들이 알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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