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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무바라크’는 사실상 술레이만
뉴스종합| 2011-02-11 11:35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술레이만이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위대들은 술레이만이 무바라크와 다를 바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어, 권력이양 작업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날 사메 쇼우크리 미국 주재 이집트대사는 “무바라크가 모든 권력을 이양했기 때문에 술레이만 부통령이 사실상 대통령”이라며 “술레이만이 군대 통수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술레이만은 무바라크의 최측근으로,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무바라크가 술레이만을 부통령으로 임명한 것은 군부의 연속성과 자신의 안정적인 퇴진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이슬람 급진세력의 부상을 경계한 미국도 술레이만에게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시위대들은 “무바라크도 싫고, 술레이만도 싫다”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어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무바라크가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술레이만은 무바라크의 승인 없이 의회 해산이나 내각 교체, 개헌 요구 등을 할 수 없다”며 “무바라크는 언제라도 술레이만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TV로 중계된 성명에서 “이집트의 젊은이들과 영웅들이여, 집과 일터로 돌아가라”며 “지금은 우리 모두 단결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1936년 이집트에서 태어난 술레이만은 군 출신으로, 1967년과 73년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전했으며, 공군에 몸담고 있던 시절 무바라크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그는 93년부터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집트 정보국 수장직을 맡아 막후에서 힘을 행사해왔다.

특히 1995년 무바라크의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암살위험에서 그를 구해 신임을 얻었다. 술레이만은 테러단체에 대한 정보를 쥔 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국 등 서방 진영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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