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리암사대교 건설 반환점 돈 권오규 현대건설 소장
14일 여전히 칼바람이 부는 다리 건설현장에서 만난 권오규(54ㆍ사진) 현대건설 구리암사대교 건설공사 소장. 30년 만의 강추위가 일상화된 듯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한강 다리 11개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구리암사대교는 가장 길이가 길고 규모가 큰 다리여서 건설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지요.” 구리암사대교가 완공되면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에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중랑구나 구리시에서 강동구까지 이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된다.
교각과 교각 사이는 180m로 한강 다리 중 가장 긴 난공사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첫 주까지 8일 동안 진행된 상량식은 난공사 중의 난공사였다. 3230t에 달하는 아치교를 유압잭을 실은 바지선을 이용해 이동시키고 7936개에 달하는 볼트를 정확히 연결해야 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면 안 되는 공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현대건설은 국내 민간 날씨정보회사에 하루 100여 만원가량을 지불하고 날씨 정보를 따로 샀다.
“바람이 부는 방향만 조금 달라져도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한 뒤 하늘에 운명을 맡겼죠.”
8일간 진행된 이 공사는 다행히 차질 없이 진행됐고, 다리 중간에는 아치교가 당당히 들어섰다.
이 공사를 위해 바지선에 사용한 기술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기법이다. 서강대교를 건설할 때도 바지선을 썼지만,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기법이 달랐다. 한강 동쪽에 있는 구리암사대교 일대에는 조수간만의 차가 없다. 한강 다리 중 동쪽에 위치해 있는 다리의 특성을 살려, 아치교의 디자인은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했다.
권 소장은 “현대건설은 한강 다리 시공 경력이 많았지만,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직원들의 치열한 의견 교환을 거쳐, 최신 기술을 개발ㆍ적용해 당대 최고의 시설을 건설하려 한다”고 말했다.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홍콩 지하철공사,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확장공사, 서울 지하철 공사 등 초정밀 기술이 필요한 공사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가 공사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동료애와 팀워크. 후배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한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