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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예술대 전자책 디자인 트랙, 한글 표준코드 제정 주도…전자출판 선구자
헤럴드 경제 미분류| 2011-02-23 09:07
‘삼보컴퓨터에서 작성한 한글파일을 삼성컴퓨터에서 볼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컴퓨터 보급 초창기였던 70~80년대에는 컴퓨터 제조회사에 따라 한글 입력값이 달라 서로 호환해서 쓸 수가 없어 실제로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출판계와 인쇄계의 한글 처리 표준 코드와 한글 통신 표준 코드가 제정ㆍ보급돼 어떤 컴퓨터에서든 같은 방식으로 한글을 출력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퍼스널컴퓨터를 이용한 도서 출판의 장을 연 전자출판계의 선두 주자인 이기성 교수(現한국전자출판학회장)의 연구개발로 얻어낸 성과라 할 수 있겠다. 

한국 출판계 1세대인 부친에 이어 60년대에 출판업에 뛰어든 이기성 교수는 컴퓨터를 이용한 출판시대를 예고하며 지난 1988년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세계 최초로 eBook출판을 학문으로 정립한 「전자출판론」강좌를 개설하는 한편 영진출판사에서 세계 최초로 「전자출판(CAP)」책을 출판하는 등 국내 전자출판계의 선구자로서의 행보를 보였다.

또한, 1995년 계원디자인예술대학에서 국내 최초 ‘전자출판 전공’을 설치, 현재까지 전자출판분야에서 후배양성에 힘쓰며 국내 전자출판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기성 교수의 업적 중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개인용 컴퓨터에서 모든 한글 출력이 가능한 조합형 한글 코드 규격 제정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자출판(CAP)은 컴퓨터를 이용해 한글 콘텐츠를 디지털화해야 하는데 1987년 제정한 표준 한글코드의 잘못으로 당시 컴퓨터는 한글 음절 1만1172자 중 2350자만이 가능한 상태였는데 5년간의 항의를 통해 1992년 한글 1만1172자가 모두 가능한 표준코드를 제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문화부의 개발 협조를 바탕으로 한글표준활자체를 개발, 현재 많은 이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바탕체, 돋움체 등을 탄생시켰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1820년경 소멸된 한글 글꼴용 도(陶)활자 제작 기술을 세라믹 신소재 공정을 이용·재현하는데 성공하며 세계 최초로 ‘세라믹 한글 폰트’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긴 세월을 전자출판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에 힘써 지금 세대가 누리는 수많은 혜택을 만들어내며 명실공히 국내 전자출판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기성 교수. 이 교수는 “지난 95년 계원디자인예술대학에 국내 최초 전자출판 전공을 설치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65세 교수 정년 이 벌써 코앞에 다가왔다”며 “정년 전까지 1편 이상의 학술논문을 발표해 100편을 넘기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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