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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도 아날로그형이 부상중
엔터테인먼트| 2011-02-20 17:09
인디밴드도 아날로그형 감성을 담은 음악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홍대 인디신에서 대중성이 가장 높았던 장기하와 얼굴들에 이어 요즘 부상하는 인디밴드는 권정열 윤철종 2인 밴드인 10㎝(십센치)다.

‘제2의 장기하’로 불리는 이들이 내놓은 첫 정규앨범 ‘1.0’은 초도 물량 1만장이 나오자마자 매진됐다. 가장 ‘핫(hot)’한 밴드로 부상한 10㎝의 음반에는 어쿠스틱 포크계열의 노래들이 대거 수록돼 있다.

인디음악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즘 홍대앞 음악은 담백하고 어쿠스틱한 음악들이 호조를 띠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많이 알려졌던 인디밴드들, 크라잉넛, 노브레인, 허클베리핀, 언니네이발관,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브로콜리너마저, 보드카레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의 음악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흐름이다.

10㎝의 1집 수록곡 ‘그게 아니고’는 음원이 오픈되자마자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와 함께 3곡이 동시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인디밴드가 온라인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들의 음악 특징은 가사의 의미가 귀에 쏙 들어온다는 점이다.

‘그게 아니고’는 나지막하게 읊조리면서 가사의 디테일까지 그대로 전달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두운 밤 골목길을 혼자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내가 눈물이 난 게 아니고/이부자리를 치우다 너의 양말 한짝이 나와서 갈아신던 그 모습이 내가 그리워져 운게 아니고/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라고 말했지만 결국 ‘어두운 밤 골목길을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우네’로 속마음을 보이면서 끝나는 가사가 귀에 잘 들어온다.

인디밴드중에는 노랫말이 잘 안들리는 노래가 많다. 심하게는 음악은 안들리고 운동(주장)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인디밴드의 담백하고 어쿠스틱한 흐름은 이런 흐름의 반작용으로 보인다. 노래 중심으로, 노랫말 중심으로 돌아온다는 방증이다.

이는 주류 음악계에서 아이돌들이 대거 나와 선보였던 감성이 부족한 전자음 일색의 후크송에서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담담하고 애잔한 아날로그형 감성과 가사의 힘을 선사하는 세시봉 친구들과 고 김광석의 음악이 다시 부상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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