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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전쟁...관건은 지상군 파견
뉴스종합| 2011-03-24 09:57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눈 앞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니 다음 단계가 고민이다.

미국ㆍ영국ㆍ프랑스가 주축이 된 다국적군이 리비아 사태의 ‘판’을 어떻게 정리할 지 도전에 직면했다. 서방 다국적군이 지휘체계에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군은 반격을 본격화 하면서 기사회생한 반군을 다시 수세로 몰아넣고 있다.

리비아 군사작전에 참여한 영국 공군의 현장 지휘관인 그레그 배그웰 소장은 23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카다피 공군은 더는 전투력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연합군은 리비아 영공을 거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을 채 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3호가 채택되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군이 지난 19일 리비아 공습에 나선 지 나흘 만에 리비아 방공망 무력화돼 사실상 비행금지구역이 설정, 운용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확인한 발언이다.

안보리의 당면 목표인 비행금지구역 가동이 달성됐다. 일단 탱크 등 리비아 지상군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공습을 이어가곤 있지만 이대로 군사 작전을 종료해야 할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잡기 위해 리비아로 밀고 들어가야 할지 다국적군은 심각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18일 가결된 안보리 결의안은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결정했지만 카디피 축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리비아 점령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 인터뷰에서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카다피의 축출에 실패한다 해도 지상군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지상군 투입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지상전 확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카다피가 결사 항전을 선언하면서 리비아 내전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이쯤에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공개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격의 장기적 목표가 ‘카다피 정권 교체’에 있는 만큼 다국적군의 공격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공습’을 넘어서 지상전과 리비아 점령으로까지 확대되는 ‘전쟁’ 차원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금까지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권 인수 방안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나토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브뤠셀 본부 상주 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위원회(NAC)는 엿새째 회의를 이어갔지만 이견차만 노출했을 뿐이다. NAC는 특정 분쟁에 나토가 개입하려면 2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하는데 터키 독일 등이 여전히 반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ㆍ영국ㆍ프랑스 3개국 정상이 나토에 지휘권을 넘기겠다고 공개적으로 합의했으나 받을 사람은 생각이 없음을 드러내면서 주는 사람의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군은 민간인 희생을 우려한 다국적군이 시내를 공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탱크를 시내에 배치하는 등 지상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카다피군은 카다피 원수가 다국적군의 공습 이후 처음 TV에 증장해 결사항전을 다짐한지 하루 만에 반군을 상대로한 반격을 본격화 했다. 공군과 방공망에 대한 서방의 잇따른 공격으로 날개가 꺾인 카다피 진영은 23일 탱크 부대를 앞세운 채 세번째 대도시인 서부의 미스라타와 남서부의 진탄, 동부의 격전지 아즈다비야 등에서 반군을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반군은 2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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