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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기 격납용기 손상 아닌 밸브ㆍ파이프 손상 추정
뉴스종합| 2011-03-28 10:38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복구작업이 원전 내부의 물웅덩이에서 냉각수의 10만배나 되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1~6호기 전력공급이 재개되고 1~4호기 중앙제어실 조명이 복구되면서 그간 감춰져 있던 문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전 내 방사능 오염 물 사태는 24일 3호기 터빈실 지하에서 전력 복구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피복사고를 당한 이후 본격 제기됐다. 당시 3호기 지하 물웅덩이에서는 원자로 노심 냉각수보다 농도가 1만 배 높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고 1,2호기에서도 물웅덩이가 잇따라 발견됐다.

특히 압력제어장치가 손상된 2호기에선 28일 시간 당 1000m㏜(밀리시버트) 이상 방사능 물질이 물웅덩이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분 노출됐을 경우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노출되는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로 높은 수치다. 게다가 방사선 수치가 너무 높아 측정 도중 중단했다니 실제로는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

방사능 누출 출처를 파악중인 도쿄전력은 이날 “원전 내부에서 검출된 방사능 물질은 원자로 자체의 손상이 아닌 밸브나 파이프에서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격납용기 손상보다는 상대적으로 복구작업이 수월할 전망이다.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심의관은 “현재 상황에서 격납용기의 균열이나 손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또 냉각수는 원전 내에서만 누수될 뿐 밖으로 새어 나갔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27일 인근 해역에서 기준치의 1850배에 달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에 대해 “방사능 물질을 머금고 있던 빗물이나 수증기가 바다에 떨어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내에서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 물웅덩이가 제거될 때까지 복구작업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부터 작업원들은 오염된 물을 지하에서 빼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개로 냉각펌프 복구작업은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 27일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인근에서 측정한 공기 중 방사능 농도는 최근 2주 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에는 1~4호기에 부분적으로 전력공급을 마쳤고 해수 대신 담수를 채워넣는 작업도 시작됐다. 그러나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새 문제가 나타나는 현 상황에서 사태해결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방사능 오염 물 사태는 원전복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더욱 불안한 것은 아무도 언제쯤 복구작업이 마무리될 것인지 말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의 안이한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28일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지진 당일인 11일 밤 원자로의 노심용융을 예측했으나 도쿄전력이 12일 오후에야 응급조치를 취했다며 늑장 대응 의혹을 제기했다. 또 도쿄전력이 27일 2호기의 방사성 물질을 1000만배라고 발표했다가 10만배로 정정하는 등 허둥대는 모습에도 신랄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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