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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장관 英망명…‘親카다피 균열’ 가속
뉴스종합| 2011-03-31 11:41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최측근이었던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이 30일 영국에 도착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사임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쿠사가 자유의지로 영국에 왔다고 밝혔다. 쿠사는 반(反) 카다피로 돌아선 인물 가운데 최고위층으로 그의 사임은 카다피 정권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법무·내무장관 이어 이탈확산

민간인 공격 저항위해 사임


권력 핵심부 와해 부추겨

외신들 “카다피에 큰타격”


▶리비아 고위직 탈출 부추기는 쓰나미 될 것=쿠사는 리비아 정보기관 수장을 역임했으며 미국과 리비아의 국교 정상화, 로커비 폭탄테러범 석방 협상 등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사의 친구이자 영국 싱크탱크 퀼리엄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노먼 베노트먼은 “쿠사가 카다피의 민간인 공격에 저항하고자 사임했다”며 “망명하기 위해 런던에 왔다”고 말했다. 반면 리비아 정부는 쿠사가 외교적 임무 때문에 영국에 간 것이라며 쿠사의 망명설을 부인했다.

쿠사 장관에 앞서 무스타파 압델잘릴 리비아 전 법무장관, 아부델파타흐 유네스 전 내무장관 등도 사임하고 반정부 시위세력에 합류한 바 있다.

잘릴은 현재 반정부 세력 측 국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카다피 주변 인물들의 탈출 러시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과거 리비아 정부와 국제사회의 중재 역할을 했던 사드드제바 변호사는 “쿠사의 망명은 다른 고위직들의 탈출을 부추기는 쓰나미가 될 것”이라며 “아직 망명하지않고 카다피 주변에 있는 인물들도 심리적으로는 이미 망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는 카다피 ‘이너서클’ 반란의 잠재적 후보로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쿠사 장
관과 친인척 몇 명을 꼽은 바 있다. 

이 신문은 잠재적 후보로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차남 세이프 알 이스람과 넷째 아들 무타심, 군 정보국장인 처남 압둘라 세누시 대령 등을 언급했다. 또 서방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핵심 측근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쿠사의 사임으로 그간 카다피 주변 인물들과 접촉하며 이탈을 권유했던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반면 쿠사가 군(軍) 관련 인물은 아니어서 카다피가 입을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리비아 시위 사태 이전부터 쿠사는 더이상 중요 의사 결정 참여자가 아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쿠사가 카다피의 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이날 영국은 자국 주재 리비아 외교관 5명을 추방해 카다피 정권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우간다는 카다피가 우간다로 망명한다면 그를 환영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반군 패퇴, 카다피군 지뢰 깔아=한편 쿠사의 사임과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반군은 카다피군에 밀려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 카다피군에 비해 화력이 열세인 반군은 이날 석유수출항인 라스라누프를 포기하고 브레가 쪽으로 물러났다.

이날 휴먼라이츠워치는 반군과 교전 중인 카다피군이 리비아 동부지역 등에 대인지뢰, 차량용 지뢰 등을 심어놨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지뢰 생산, 사용 등을 금지하고 있어 카다피군의 지뢰 사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다국적군 군사 개입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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