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금호家 ‘형제분쟁’ 앙금 여전…금호석화 독자경영 또 삐걱
뉴스종합| 2011-04-18 11:27
비자금 조성 압수수색

계열분리 반대측제보 의혹등

갑작스런 수사 배경싸고

박삼구-찬구 회장 갈등설


형제간의 앙금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이 박찬구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갑작스런 압수수색을 받자, 수사 배경을 두고 형인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내부에선 제보자로 알려진 퇴직임원 P 씨와 협력사 사장 S 씨가 형제간 분리경영 체제 이전 박삼구 회장 측근이었다는 점을 들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를 반대하는 편에서 수사관에게 비자금 정보를 흘렸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금호석화에서 관리담당임원으로 재직하던 P 씨는 해고 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아시아나IDT 부사장으로 옮겼고, S 씨는 박삼구 회장과 채무관계가 있어 박 회장이 지난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당시 퇴직금을 S 씨에게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의 계열분리 시도 행보에 형제간의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채권단이 지난해 2월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부장이,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이 각각 경영권을 갖는다는 내용으로 오너 일가의 분리 경영을 발표한 뒤 3월 복귀한 박찬구 회장은 계열분리를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해 10월 회장부속실 설치, 그룹의 로고 사용금지, 신입사원 독자채용 등 독자경영을 해오다 올해 2월에는 전산망 분리를, 지난달 18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2008년부터 5년간 전산망 관리 계약을 한 아시아나IDT가 전산분리 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해 금호석화는 지난달 조정을 통해 38억원을 배상하기도 했다.

금호석화가 계열분리되면 금호아시아그룹의 지배구조는 흔들리게 된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채권단이 대주주이며, 박삼구 그룹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전무의 지분율은 거의 없다. 박삼구 회장 부자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2%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과 연계돼 있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3.78%로 2대주주다. 금호석화는 또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율을 계속 낮춰 각각 2% 미만이다.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는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와 관련돼 있는 것이다.

한편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12일 박찬구 회장은 채권단 측인 강만수 산업은행 총재와의 만남이 예정됐으나 압수수색으로 인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박삼구 회장과 강 총재가 만나 그룹 경영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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