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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오바마, 볼드모트=오사마 빈 라덴’?
엔터테인먼트| 2011-05-04 09:33
오바마는 ‘해리포터’, 오사마 빈 라덴은 ‘볼드모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할리우드에서 이와 관련한 영화기획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 이어 2000년대 최고의 흥행작 시리즈인 영화 ‘해리포터’의 ‘마왕’인 볼드모트와 오사마 빈 라덴 간의 유사성을 지적한 흥미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영화연예전문지인 할리우드 리포터와 로이터통신은 ‘해리포터와 빈 라덴 간의 기묘한 연관성’이라는 제하의 3일자 기사에서 “‘해리포터’ 시리즈에선 필연적으로 9/11 테러사건(과 오사마 빈 라덴)이 서브텍스트(하위맥락, 숨겨진 의미)가 될 수 밖에 없다”며 “9/11테러사건의 잔영 속에서 J.K.롤링의 책과 이를 영화화한 작품을 보고 자란 어린 세대에겐 볼드모트를 처단해야 하는 운명을 떠안고 태어난 해리포터에게서 현실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원작소설 ‘해리포터’시리즈는 영국에서 지난 1997년 첫 선을 보였으나 영화는 9/11사건 직후인 2001년 1편이 개봉했다. 


로이터는 해석의 근거로 볼드모트와 오사마 빈 라덴간의 상징적 유사성을 지적했는데, 예를 들자면 ‘해리포터’에서 어둠의 악령인 볼드모트는 시리즈 초반 ‘이름을 발설해서는 안되는 자’이자 형체가 없는 악령으로 묘사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정체와 실체를 드러내며 최후에 해리포터와 대결을 하게 된다. 또 볼드모트의 추종자들인 ‘죽음을 먹는 자’는 알-카에다를 비유하는 것이라는 지적 또한 이미 지난 2004년에 제기됐다. 볼드모트는 마법사 어머니와 머글(인간)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혼혈이며 이에 대한 컴플렉스가 그를 악마로 만들었는데, 이는 “서구의 쾌락주의과 이슬람의 율법 사이에서의 내적인 투쟁”으로 상징되는 오사마 빈 라덴의 성격과 유사하다는 풀이도 있다. 심지어 ‘볼드모트=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해석은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일과 극중 볼드모트가 죽는 날이 같다”는 일종의 ‘예언설’까지 확대됐으나 이는 사실과 약간 다르다. 



그렇다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해리포터’인가. 공교롭게 소설 속에서 해리포터는 예수나 메시야, 특히 ‘기름부음 받은 자’(the anointed one)로 곧잘 묘사되는데, 보수 논객인 러시 림보같은 오바마 반대자들은 ‘흑인 마법사’(magic negro) ‘기름부음 받은 자’라며 오바마를 비아냥거리며 지칭해왔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는 오는 7월 개봉한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이 해리포터와 볼드모트의 최후 대결을 그린 이 영화에 대한 젊고 어린 세대의 정서적 공감대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결국 오바마의 대선가도 뿐 아니라 영화 흥행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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