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中 `내집마련' 결혼문화 세계경제 발목 잡는다?
뉴스종합| 2011-06-07 09:34
‘중국식 사랑이 세계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최근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El MUNDO)’가 중국의 특이한 결혼관 때문에 세계 경제가 정체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 논란을 사고 있다.

신문은 “중국에서 남자가 결혼을 하려면 자기 집이 있어야 한다는 전통관념이 있다. 하지만 집값이 폭등하면서 집을 사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자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시장(중국)에서 소비가 사라지면 세계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저축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과 결혼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미혼 남녀의 고민거리가 세계 경제의 당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베이징에서 휴대폰 장사를 하는 양자허(楊家和)라는 청년의 생활을 예로 들었다. 그의 집은 100여 명이 함께 생활하는 지하 방공호다. 그는 간이침대가 겨우 들어가는 좁은 방에서 잠을 자고 공동화장실과 주방을 이용한다. 그의 수입이면 더 좋은 곳에서 생활할 수 있지만 한시라도 빨리 내집장만을 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양자허는 “내 집이 없으면 괜찮은 여성 가운데 누가 나한테 시집 오겠느냐”며 중국의 현실이 이러하다고 토로했다.

궁번루라는 컴퓨터 기술자도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월 수입은 1000달러로 비교적 괜찮은 보수지만 친구 2명과 함께 옥탑방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는 “중국 여성은 너무 현실적이다. 자기 집이 없으면 신랑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다”며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인들이 수입의 5%를 저축하는데 반해 중국인들은 3분의 1 이상을 은행에 저축하고 있다며 결혼과 부동산이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내수 확대를 원하고 있고 저축을 줄일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집이 없으면 결혼을 못하는 현실 속에서 중국의 젊은이들을 설득하는데 중국 정부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기사가 신화통신을 통해 인용 보도되자 언론과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쟁이 불붙었다.

양쯔완바오(揚子晩報)는 세계 경제의 부진을 중국인의 결혼과 부동산 탓으로 돌리려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인들이 결혼과 내집 마련을 하지 말고 싱글 남성이 전세계 경제를 위해 소비를 해야 하는가라며 반문했다. 또 1인당 월 수입이 500달러도 안되는 중국인이 세계 경제의 구세주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네티즌들은 스페인 언론 보도에 오히려 동조하는 분위기다. 중국 포털사이트 써우후에 실린 이 기사 하단에는 1만6000개의 댓글이 달리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집 때문에 적어도 중국경제에 문제가 생긴 것은 맞다”, “이참에 집값을 100배쯤 올려서 아예 못 사게 만들어야 한다”며 평소 집에 맺힌 한을 쏟아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