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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억만장자들 연쇄 자살, 민간기업 자금난 관심 고조
뉴스종합| 2011-06-08 09:26
중국에서 억만장자 부호로 부러움을 받던 기업인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3년 만에 9명의 유명 억만장자가 자살하면서 민간기업의 자금난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전신원왕은 최근 자살한 민간기업가들의 공통점은 자수성가형 부호로, 위기 관리 능력이 부족해 자금에 약간의 문제만 생겨도 파산으로 직결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증시 상장에 성공한 완창커지(萬昌科技)의 가오칭창(高慶昌ㆍ68) 전 회장은 지난달 23일 새벽 자신이 거주하던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선전증시에 상장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숙원이던 상장에 성공했는데 자살할 리가 없다는 이유 때문에 타살 의혹이 불거졌지만, 가족들은 그가 우울증 때문에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 왔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0일에는 루리창(盧立强) 주광(珠光)그룹 회장이 저장(浙江)성 타이저우(臺州)시의 한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이저우의 유명한 사업가인 그는 산하 기업이 6개에 이르는 갑부였지만 부채가 4억2000만위안(701억원)에 달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측됐다. 민간기업이 부채문제에 부딪히면 물러날 방법이 없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사례다.

이 외에도 10억위안의 자산가이자 허난(河南)성 최고 부자로 꼽혔던 허난황허(河南黃河)그룹의 차오진링(喬金嶺) 전 회장은 2003년9월 자신 소유의 별장에서 목을 매 숨졌다.

그는 당시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황허쉔펑(黃河旋風)의 최대주주였으며 2002년 포브스 중국 부호 리스트에서 58위에 올랐지만 자살 직전 채무 소송에 휘말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숱한 창업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 기업을 일궜지만 부를 거머쥔 후에 도리어 쉽게 생명줄을 놓아 버렸다.

2005년 1월에는 3명의 억만장자가 자살했다. 52세의 산시(山西)신룽그룹 자오언룽(趙恩龍) 전 회장은 자택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4개의 기업을 거느리고 있었던 자오 전 회장은 유서에서 “정부 정책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데다 은행 대출과 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샨시진화(峽西金花)그룹의 쉬카이(徐凱) 전 회장은 호텔에서 목을 매 56세로 단명했다. 그의 자살은 사업적인 면보다는 사생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차례의 결혼이 모두 실패한데다 만성질환에 시달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천넝하궁다(辰能哈工大)과학기술벤처투자회사의 자오칭빈(趙慶斌) 전 대표도 비슷한 시기에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자오 전 대표는 처음 자살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의문이 증폭됐으나, 중궈(中國)은행 하얼빈 모 지점의 지점장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는데 이 가운데 천넝하궁다의 예금액 3억위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자 비관자살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완구 수출업체인 푸산(佛山) 이다(利達)완구의 장수훙(張樹鴻) 전 회장은 2007년 8월 미국에서 자사 완구제품에 대한 품질문제가 발생하자 공장의 한 구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제약회사인 안후이화위안(安徽華源)의 추쭈이 전 대표는 2006년10월 자사의 주사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사망자가 12명에 이르고 판매가 중단되자, 사죄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목을 매 자살했다.

주즈탕(九芝堂)그룹의 웨이둥(魏東) 전 회장은 2008년 4월 자택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1967년생인 주 전 회장은 재정부와 재정부 산하 국유기업에서 근무하다 27세에 창업에 성공, 중국 경제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그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후에 알려졌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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