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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공포영화 2제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스크림4G’
엔터테인먼트| 2011-06-08 18:10
날이 더워지면서 국내 극장가에도 공포영화 시즌의 막이 올랐다.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감독 김곡ㆍ김선)와 할리우드 영화 ‘스크림 4G’(감독 웨스 크레이븐)가 9일 나란히 개봉했다. 한국영화로선 올해 첫 공포영화인 ‘화이트’는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했고, ‘스크림 4G’에선 여전히 뭉크의 ‘절규’를 닮은 복면의 연쇄살인마가 등장한다. 주인공이나 분위기,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화이트’는 저주받은 노래와 비디오테이프, 디지털 음원분석, 인터넷 게시판글, 동영상 등이 공포 창조에 일조한다. ‘스크림4G’에선 페이스북과 스마트폰, UCC(사용자제작동영상), 인터넷 중계 등이 등장한다. 공포도 첨단화, 디지털화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화를 자초하고 악령ㆍ살인마를 부르는 것은 다름아닌 ‘유명해지려는 욕망’이다.

▶4인의 아이돌이 무섭다고 그리오…‘화이트’

인기 아이돌그룹의 멤버간 경쟁과 시기,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을 소재로 했다. ‘핑크돌즈’라는 4인조 걸그룹이 주인공이다. 리더 은주(함은정)는 백댄서출신인데다 나이도 많아 다른 멤버로부터 ‘퇴물’ 취급 당하며 따돌림을 받는다. 제니(진세연)는 가창을 맡고 있지만 고음처리가 불안하다. 신지(메이다니)는 랩과 댄스실력이 출중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멤버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불만이다. 아랑(최아라)은 믿는 것이라곤 얼굴 하나뿐이지만 성형에 중독됐다. 별볼일 없던 ‘핑크돌즈’는 어느날 불탄 자리에 지은 소속사 사무실에서 정체불명의 뮤직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다. 작자ㆍ가창 미상의 곡인 ‘화이트’를 리메이크한 ‘핑크돌즈’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지만 멤버가 하나둘씩 괴이한 일로 희생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리더인 은주는 미스터리의 추적에 나서게 된다. 


한 그룹의 멤버끼리도 갈라놓는 성공과 대박의 욕망, 나이ㆍ외모ㆍ인기에 대한 집착, 돈과 성(性)을 고리로 형성된 재력가(스폰서)-기획사-스타간 커넥션 등을 공포의 소재로 활용했다. 독립영화계에선 독창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으로 유명세를 탄 김곡ㆍ김선 형제 감독은 연예계 이면을 과감하게 다뤄 흥미를 주지만 극을 전개시키는 방식과 스타일에선 다소 거친 모습을 보여줬다. 15세 이상 관람가.

▶파티는 계속된다…‘스크림4G’

“영화 시작하자마자 전화 받는 여자는 곧 죽는다. D컵 가슴을 가진 여자는 샤워하다 죽는다. ‘곧 돌아오겠다’고 한 사람치고 살아남는 사람없다. 술과 마약, 섹스를 하는 자도 희생된다. 악당이 나타나면 전화는 불통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자는 게이(남성동성애자)거나 처녀다. 하지만 속편이나 리메이크는 이 규칙을 배반한다.” 



‘스크림4G’가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되뇌이는 ‘공포영화의 법칙’이다. ‘스크림’ 시리즈는 지난 1996년 1편이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3편까지 제작됐고 11년만에 4번째 작품으로 돌아왔다. 소리지르는 해골모양의 복면(고스트 페이스)과 전화로 영화상식 퀴즈를 내는 살인마로 상징되는 이 시리즈는 ‘공포영화의 법칙을 인용하고 조롱하는 공포영화’라는 전략으로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무수한 공포영화의 걸작ㆍ졸작들이 인용되고 대사ㆍ캐릭터가 언급되며 웃음을 준다. 복면 쓴 악당의 잔혹한 살인행각도 계속된다. 공포영화에 열광하고 공포영화 만들기에 직접 나선 고교생들이 주인공들이다. 전편의 주인공들도 대부분 다시 등장한다. 청소년관람불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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