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인천공항 면세점 내 최고 명품 브랜드로 군림했던 구찌가 신라면세점을 떠나 롯데면세점으로 둥지를 옮긴다. 신라면세점 측은 구찌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너무 낮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루이뷔통 때문에 면세점 내 왕좌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긴 구찌가 매장을 철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찌는 인천 공항에서 신라면세점 내 2곳, 롯데면세점 내 1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는 8월께 신라면세점 내 2곳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구찌는 신라에 있던 매장을 각각 인천과 김포 공항에있는 롯데면세점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는 최근 구찌가 신라측에 요구한 수수료율 인하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타 매장과 마찬가지로 30% 상당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던 구찌는 최근 인천공항에 입점한 루이뷔통 수준의 수수료율(10~20%)로 낮춰달라고 신라측에 요구했으나, 신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라 측은 “구찌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다른 수입 브랜드들이 10% 이상의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는데 비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해, 매출 순위에서 프라다에게 추월당해 5위에 머무를 정도였다”며 “구찌가 제시한 낮은 수수료율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구찌의 매장 철수 배경에 루이뷔통과의 자존심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톱을 달리던 구찌가 루이뷔통에 왕좌를 내주고, 수수료율 인하안까지 거부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기자 신라를 떠나 롯데로 갔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구찌 매장 자리에 잡화 브랜드인 미우미우와 티파니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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