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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기술·中시장’ 육성…SK 미래보인다
뉴스종합| 2011-06-10 11:28
‘글로벌 테크놀로지’ 방문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 점검

국내서 이례적 1박2일 출장


지난달엔 中 동북3성 찾아

물류망구축·자원개발 관심

중남미 컨트롤 타워도 고민


SK는 최근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그룹의 정유 사업에 137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SK텔레콤은 휴대전화 기본 요금을 100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문제는 이런 부담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SK그룹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정유와 통신은 정부가 신경 쓰고 있는 물가관리와 밀접한 사업이다.

SK도 이 같은 부담감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다른 곳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사업 구조상으로도 그러하다. 정유와 통신 분야는 내수를 위주로 하는 사업인 만큼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분석된다. 지금이 뭔가를 해야 할 ‘터닝포인트’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태원 회장의 발품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은 최근 상징적인 두 곳을 방문했다. 하나는 SK이노베이션의 연구ㆍ개발 조직인 ‘SK 글로벌 테크놀로지’이고, 다른 한 곳은 중국의 동북 3성이다. ‘신성장 동력’이 두 장소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덧붙이자면 두 곳은 SK의 장기 발전을 위한 조직 개편의 실험대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 글로벌 테크놀로지’에 8일부터 이틀간 머물렀다. 국내 출장임에도 한 장소에서 이틀간 머물렀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최태원(왼쪽) SK 회장은 8~9일 SK이노베이션 대덕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방문했다. 최 회장은 미래 그린(Green) 기술 개발에 SK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사명감으로 연구ㆍ개발에 매진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1호 라인으로 향했다. 라인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현장의 즉석 요청에 따라 100여명의 연구원 명함을 모은 패널 위에 “모든 자동차가 SK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고 썼다.

실제 최 회장은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라인을 중점적으로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 방문은 다른 의미도 크다. 최 회장은 올해 초 기존 연구ㆍ개발(R&D) 체제에 엔지니어링 개념을 추가한 ‘R&BD+E(Re search & Business Development+Engineering) 체계를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공학 파트를 연구팀에 추가하면서 연구ㆍ개발 초기부터 사업화를 신속하게 이룰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최근 300명의 엔지니어링 본부를 조직 내로 통합했다. 이번 방문은 새로운 연구ㆍ개발 시스템 개편에 대한 점검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 동안은 동북 3성을 찾았다. 최 회장은 중국 지린 성 훈춘 시 경제방전지구와 랴오닝 성 선양 시, 헤이룽장 성 하얼빈 시 등을 방문했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훈춘을 대기업 총수가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SK의 주력인 에너지ㆍ통신 분야는 중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업들이다. 규제를 뚫기가 만만찮은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두고, SK가 신성장 동력으로 뛰어들고 있는 사업은 물류 관련 인프라 투자다.

경제 성장으로 중국 내에서 도시 물류망 구축, 도시 개발 사업 등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선양 SK버스터미널, 단둥 물류센터 등이 이러한 사업의 예다. 중국 내의 자원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설립된 지 1년이 된 SK차이나도 점검의 대상이다. SK는 중남미에 SK차이나와 같은 중남미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고민 중이다. 현지 조직을 통해 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투자 가능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동북 3성 방문 후에는 베이징으로 이동해 SK차이나를 찾아 회의를 했다.

이상화 기자/sh9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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