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선거철도 아닌데 국회는 지금
뉴스종합| 2011-06-11 08:35
국회가 ‘너 죽고, 나 살자’ 식 고소ㆍ고발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저축은행 폭로전 속에서 자신의 무죄를 해명하는 방법으로 고소ㆍ고발이 애용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소속 부산 지역 의원들은 지난 8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6일 언론인 간담회에서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에 ‘한나라당 부산 출신 국회의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박인 셈이다.

고소ㆍ고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을 고소했다. 배 의원이 저축은행은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 박 전 대표의 과거 상임위 발언을 되살리며 “도둑을 감싸면서 도둑을 잡겠다는 경찰을 비판한 격”이라고 논평한 것이 중상모략과 허위사실 유포라는 주장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지난 7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신 의원이 지난 2일 대 정부 질문에서 김진표 의원의 캄보디아 방문이 부산저축은행과 관련있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의원은 징계안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무책임하게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을 제기한 것은 국회와 국민을 우롱한 저열한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무관함을 해명하기 위한 고소ㆍ고발은 정치인 뿐만 아니라 언론을 향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이 삼화저축은행 임원들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모 중앙일간지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후원 당사자가 문제 저축은행에서 퇴사 이후 이뤄진 행위임에도 이 은행과 관련된 것처럼 보도했다는 이유다.

이 같은 국회의원들의 고소ㆍ고발 경쟁은 6월 임시국회가 저축은행 사태 관련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비리나 각종 의혹 주체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두고두고 약점이 되는 국회의원들에게 고소ㆍ고발은 하나의 해명 방법”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수 없이 이뤄진 고소나 고발이 선거가 끝나면 모두 흐지부지 철회됐던 것 처럼 이번 건들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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