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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는 론스타 공판...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방향 틀까?
뉴스종합| 2011-06-17 09:56
외환은행 인수를 향한 하나금융지주의 여정이 한층 험난해졌다.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법원의 최종판단이 상당기간 늦춰졌고 이에 외환은행 인수전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최종 판결 시기가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예정하고 있는 재계약 기간인 6개월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의 법정 대리인이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사업을 벌이는 론스타로서는 유죄판결이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환은행 조기 매각보다는 무죄결과를 받고자 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론스타의 이런 방침에 답답해 진 것은 하나금융이다. 위헌심판 판결이 나올때까지만 1년 이상이 걸릴수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판단도 자연스레 늦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인수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론스타와 벌이는 외환은행 매매계약 연장 협상 자체의 유효성 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의 의도대로 6개월 연장이 확정돼도 기간내에 인수 작업 완성이 불가능해지고 또 협상을 연장해야만 한다.

연장 협상자체도 길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에 대한 지분 일부 인수 및 경영권 참여 등을 놓고 양측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그간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다”고 누차 강조했으나 최근에는 “하루 이틀에 되겠느냐. 변수가 많으니 두고보자”며 미묘한 발언의 변화를 보였다.

결국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전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금융 당국이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판단해 대주주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 하나금융은 법원의 판단과 관계없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이 이른 시일에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특히 법원 판결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산업자본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거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보류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에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익을 얻을 수 없는 외환은행 인수 전에 집착하느니 우리금융을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하나금융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특히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 후보군에서 배제돼“인수전에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사라진 것도 이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측은 우선은 외환은행 인수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론스타의 법정공방 장기화 전략이 예측불가능했던 것이 아닌만큼 일단 매매계약 연장 마무리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김승유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다”며 외환은행 인수 ‘올인’의 뜻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윤정현ㆍ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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