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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익마저 흔들…증시 긴 조정 시작?
뉴스종합| 2011-06-21 11:33
IT 2분기 실적전망 하향전환

外人이탈 조짐에 수급도 불안

車·화학등 주도주 이탈 악재


글로벌 부양조치 약발 미약

유동자금 안전자산행 주목

코스피2000선 붕괴 우려도





증시 대들보가 휘청이고 있다. 신흥국 긴축과 선진국 재정위기로 글로벌 유동성이 잔뜩 긴장한 상황에서 투자의 최우선 지표인 기업이익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투자자들의 지갑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지갑도 닫혀가는 모습이다.

2009년 이후 이어온 상승국면의 마무리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조정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1일 “분석대상 210종목의 2011년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3주 연속 하향조정(3주간 -1.8%)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 IT, 금융, 경기소비재 등 시총 상위 섹터의 하향조정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증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는 8.8배로 연중 최저 수준이다. 얼핏 저평가 상황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PER는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준이 몇 배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주가가 올라도 높아지지만 EPS가 줄어도 높아진다.

동양종금증권 분석기준으로 최근 1개월 연간이익전망치 상향조정 상위업종은 정유, 통신장비, 항공 등이다. 반면 해운, 전자ㆍ부품, 디스플레이, 증권 등은 마감을 앞두고 2분기 순이익 전망이 크게 하향조정됐다.


그런데 이익전망이 높아진 업종 가운데 올 초 주도주였던 ‘차ㆍ화ㆍ정’에서 ‘자동차ㆍ화학’은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의 경우 이익증가세는 지속되지만, 가동률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 만큼 이익상승곡선의 기울기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화학은 이익성장의 ‘모터’역할을 하던 국제유가가 가라앉으며 풀이 죽었다.

반면 이익전망이 줄어든 업종에는 코스피의 20%와 16%를 차지하는 IT와 금융이 끼여 있다. 특히 IT는 하반기 주도업종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더 크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이 가장 꼬여 있다. 2011년 2분기 실적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제품들의 가격하락이나 느린 회복이 실적전망 하향조정으로 이어지는 꼴이다. IT업종의 주도력 회복은 2011년 4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재고가 높은 상황에서도 출하증가율은 오히려 둔화국면에 놓여 있는데, 이런 상태가 유지될 경우에는 제품가격 약세가 좀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익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기업 이익전망치가 낮아지는 것일 뿐 기업이익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급도 선진국 긴축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데다, 국내 금리도 절대수준이 낮아 유동성을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글로벌 경기 우려가 지속돼 기업이익 규모 자체가 줄어들거나, 유럽발 재정위기와 신흥국 긴축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될 경우에는 코스피 2000선 아래로 낙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홍길용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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