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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자 나타났지만 승인거부…15년 기다린 보람 산산조각”
뉴스종합| 2011-06-22 11:27
대기자등록 의료기관 한정

민간기구들은 인정 못받아



김정숙(38) 씨는 한 달 새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다. 어린나이에 신장이 나빠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에 이식대기자로 이름을 올린 지도 벌써 15년. 마침내 지난 5월 본부로부터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야 살아났구나’싶어 검사까지 마쳤다.

그러나 6월 초 김 씨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서 수술 승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15년을 기다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는데 다시금 기약없이 기다리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943명의 이식대기자 “그간의 기다림은 어떻게 하나요?”=김 씨처럼 본부에 이식대기자로 올라와 있는 사람들은 총 943명. 이들이 그동안 기다려온 시간은 모두 물거품으로 바뀌어 버렸다. 지난해 6월 개정돼 올 6월 1일부터 시행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이식대기자 등록은 의료기관에서만 받을 수 있도록 한정돼 버렸으며, 20여년간 민간에서 활동해온 여타 기구들은 이식대기자 등록을 받지 못하게 됐다. 문제는 신규등록을 받지 못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KONOS는 이미 등록해 대기해온 사람들마저도 수술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KONOS ‘금전보상 명시화’ 국제기구서도 항의 서신 보내와=KONOS에서 민간단체의 이식결연사업에 ‘장기매매’의 우려가 있다며 제동을 걸지만 실제로 장기에 가격을 붙이고 있는 것은 KONOS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뇌사 시 장기기증에 금전적 보상을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뇌사 시 장기기증을 할 경우 유가족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KONOS와 병원이 지급하는 위로금 740여만원이다”며 “이 같은 사실을 안 국제 장기이식 기구에서 ‘유가족이 기증의사를 결정하는데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강요할 수 있기 때문에 금전적 보상을 철회하라’는 서신을 복지부에 보냈다. 하지만 정작 올해 초 KONOS는 아예 등록자들에게 보낸 서신에 장기기증을 하면 금전적 보상을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해 삽입했다”고 주장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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