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대한통운, 삼성그룹발 M&A효과 증시에 부나
뉴스종합| 2011-06-24 10:17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대주주인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로 관련주들의 주가가 연일 오름세다. 그 동안 ‘삼성공화국’에 대한 경계로 국내 대형 인수합병(M&A)에는 소극적이었던 삼성그룹이 향후 주요 M&A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현대건설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이어 삼성그룹까지 본격적으로 팔을 걷고 나섬으로써 국내 M&A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육성과 후계구도와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2300억원 가량의 투자(시장가 대비 약 33% 프리미엄 적용한 대한통운 주가 가정시)가 무려 4개 대형주 주가를 살리고 있다. 포스코는 자금부담에서, 대한통운은 시너지 부문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CJ의 경우 대한통운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은 현금유출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게돼 주가에는 되려 호재다. 심지어 CJ의 대한통운 인수시 물량부담에 예상됐던 삼성생명 주가까지 덩달아 강세다. 금산분리 완화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9월 이전에만 통과된다면 굳이 서둘러 매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M&A 행보는 대한통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이 IT의 뒤를 이을 ‘신수종’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태양광, 2차전지, 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과 북미의 글로벌기업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 사례를 볼 때,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이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좌절은 됐지만 1990년대말 삼성이 수립한 ‘신수종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아차 인수였다.

이재용ㆍ이부진 사장 후계구도도 삼성의 공격적인 M&A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가늠좌다. 1990년대 말 기아차 인수 좌절 이후 삼성그룹의 키를 잡았던 재무통들이 최근 잇따라 물러났다. 이건희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대대적인 삼성그룹 ‘정풍(淨風)’도 15년 이상 재무통에 쏠렸던 그룹 권력의 ‘탕평(蕩平’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재무통들은 대규모 현금지출이 발생하는 M&A에는 소극적인 게 보통이다. 반면 새롭게 삼성그룹의 키를 잡아가고 있는 전략통들은 새로운 M&A에 적극적이다. 삼성자동차 설립과 기아차 M&A가 근간이 됐던 1990년대 말 삼성의 신수종 사업 보고서 작성의 주체도 재무통 이전의 전략통들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증시 관계자는 “최근 삼성그룹의 움직임을 보면 조선 태종이 세종으로의 권력승계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중시하는 의정부서사제에서 왕권강화가 중심인 육조직계제로 바꾸는 등 권력구조를 일신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태종은 개국공신과 외척 세력 등 왕권에 버금갔던 기득권을 일소함으로써 세종으로 하여금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여줬다. 삼성의 정풍이 마무리되면 후계구도와 관련 3세 경영자들의 경영행보가 본격화될 것이고, 가장 가시적인 성과가 큰 M&A가 주요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