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30년 이웃 정(情) 한순간에 앗아간 ‘당구 훈수’
뉴스종합| 2011-06-29 07:49
당구 훈수를 두었다는 이유로 30년 지기 이웃을 때려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9일 내기 당구를 하던 중 상대편에 훈수를 두어 자신을 불리하게 했다는 이유로 30년 지기 이웃을 바닥에 밀어 넘어뜨려 결국 목숨을 잃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B(50)씨 등 이웃 3명과 점심을 먹고 당구장을 찾았고 2대 2로 팀을 나눠 진 팀이 당구장 이용료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평소에도 매주 두세 차례 만나고 당구도 자주 치는 사이였지만 이날 B씨가 A씨와 다른 팀으로 내기를 하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B씨가 같은 편에 훈수를 두면서 점수가 올라가자 A씨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화가난 A씨는 B씨에게 “게임비가 걸렸는데 자꾸 훈수를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말다툼 끝에 B씨를 바닥에 밀어 넘어뜨렸다. B씨는 머리를 바닥에 찧었으나 당시에는 별 이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B씨는 평소와 다르게 횡설수설을 하며 이상증세를 보였고 B씨의 딸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검사 결과 뇌출혈 증상이 나타났고 B씨는 수술을 받았으나 4일 뒤 결국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있다는 부검 소견에 따라 함께 당구를 친 주민 등 목격자를 상대로 수사한 끝에 A씨가 B씨를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꾸 훈수하는 게 듣기 싫어 홧김에 멱살을 잡고 밀쳤는데 머리가 바닥에 먼저 떨어졌다. 바로 일어나기에 괜찮은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sjp10@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