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우리금융 매각, 유효경쟁은 됐는데…
뉴스종합| 2011-06-30 09:38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자신하던 ‘유효경쟁’은 결국 사모펀드였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금융지주사들이 참여해야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단독으로는 불이 붙기 힘들다. 사모펀드의 자금동원 능력보다 정부가 여기에 우리금융을 팔 것인지가 관건이다.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 불투명하게 보는 이유다.

우리금융 인수 의향을 밝힌 국내 사모펀드 티스톤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보고인베스트먼트 등 3곳은 일단 지난해 LOI를 제출했던 어피니티, 칼라일 등 외국계 펀드보다는 유리하다.

외국계 펀드의 경우 비금융주력자로 경영권을 목적으로 지분 4%이상을 취득하려면 금융위의 개별승인을 거쳐야 한다. 단순투자목적으로도 9%이상 획득이 어렵다.

보고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정부의 매각 의향과 의지만 있다면 절차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자금펀딩도 충분히 검토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이 11조원이 넘는 우리금융의 지분을 30% 인수하는데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4조~7조까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연합이나 각종 연금 같은 또다른 재무적투자자 유치 가능성도 점친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들을 이끌고 매각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재무적투자자로만 구성된 컨소시엄이 은행지주사 경영권을 인수하는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2~3년 간 구조조정을 거쳐 재매각하는 방식은 공자위가 내세운 우리금융 매각 3가지 원칙 중 ‘국내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과도 어긋난다는 평가다. 여론의 비난과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할 벽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금융 인수에 불참한 하나금융지주는 공언한대로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 인수 계약 연장을 위한 론스타와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전 전격참여설은 꾸준히 흘러나왔다.하지만 이는 곧 론스타와의 계약 자동 파기를 의미한다는게 부담인데다 입찰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좌절되면서 우리금융 인수포기로 굳어졌다.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판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면서 사실상 인수작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하나금융측은 “재판에 임하는 론스타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연장 협상은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최근 “론스타와의 계약연장 결과는 두고보면 알 것”이라며 “상대방이 있어 언급하긴 곤란하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연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정현·하남현 기자/hi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