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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보행 1년 “편리성? 잘 모르겠는데…”
뉴스종합| 2011-07-01 09:24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객차 한대가 멈춰서고 출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계단을 내려가는 시민들과 한데 뒤엉켜 일대 혼란을 빚었다.

지난해 7월1일자로 우측보행을 전면실시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헤럴드경제 기동취재팀이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10곳을 중심으로 우측보행 실태를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시민들은 우측보행의 편리성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10명 중 8명꼴 우측보행 준수, 그러나 급하면 내맘대로=지난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1ㆍ4호선 서울역. 오전 7시30분부터 8시까지 30분 동안 남대문 방향(10~14번 출구)으로 향하는 통로를 이용한 1000여명 중 800여명은 우측보행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좌측 보행을 하거나 방향을 신경쓰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어깨를 부딪히거나 작은 충돌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박모(33)씨는 “내가 우측보행 하려고 해도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우측보행을 안하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왼쪽으로 비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도 마찬가지였다. 회사원 권모(35ㆍ여) “지하철에서 한꺼번에 사람들이 내리다보니 복잡하다. 바쁜 출근시간에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데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그냥 왼쪽으로 빨리 걸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역 관계자는 “매일 8시부터 9시10분까지 역무원 7명이 우측보행 홍보에 나선다”며 “예전보다는 많은 시민들이 협조해줘서 어느정도 지켜지고 있지만 러시아워 때는 다들 바쁘고 뛰어가는 사람들도 많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하철역은 우측보행 지킬 수 없는 구조= 일부 지하철역은 아직도 우측보행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로 돼있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1ㆍ8번 출구(정부종합청사 방향)로 나가기 위해선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는 구조로 돼있다보니 우측 보행이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우측보행 않되는 광화문역

광화문역 관계자는 “우측 보행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광화문 쪽에서 다른 지역으로 출근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매우 불편해 한다”며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우측보행을 권장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처럼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 통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역에서 만나본 시민들은 대부분 우측보행의 편리성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김모(66ㆍ여)씨는 “오른쪽으로 걸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수십년을 좌측보행했는데 갑자기 왜 바꾼 건가”라고 되물었다. 최모(34)씨도 “우측보행이 좌측보행보다 편한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되레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동취재팀 @ssujin84>
sjp10@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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