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K팝과 해외 문화홍보 강화의 시급성
뉴스종합| 2011-07-01 10:55
K팝의 열풍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 우리 아이돌 그룹이 그 주역들이다.
이들은 일본과 중국에서 바람을 일으키더니 동남 아시아를 스쳐 이제는 유럽 대륙에서 핵폭탄급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K팝(한국 가요) 열풍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몇 해 전 TV드라마, 영화, 전통가요 등의 한류 바람이 아시아권에서 일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재능 있는 몇몇 연예인의 성공담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중심 콩코드 광장에서 300여명의 금발 미인들이 K팝 공연을 하루 더 연장하라는 이색 시위를 벌여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K팝에 대한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하룻밤 사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로 부상된 느낌이다.
그러나 K팝 열풍은 파리 공연 전부터 이미 유럽에 상륙, 바람몰이를 하고 있었다. 지난 2월에는 영국 런던 중심 트래펄거 광장 옆 한국문화원 앞에는 ‘제1회 K팝의 밤’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행렬이 200m 넘게 이어졌고, 600㎞ 떨어진 스코틀랜드에서까지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베를린과 오슬로에서도 젊은이들의 열광은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열풍의 배경에는 해당 기획사의 기획력과 노력도 있었지만 SNS와 유튜브라는 새로운 인터넷 매체가 더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아직 공연을 갖지 못한 중동, 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멕시코 등 전 세계 64개국의 젊은이들이 유튜브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K팝을 따라 노래 부르고 춤추며 아이돌 스타들의 의상을 흉내 내고 화장까지 따라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K팝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가창력, 미모, 섹시한 율동, 기계적 훈련도 한몫을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춤과 음악의 융합, 가사와 박자의 절묘한 조화로 새로운 음악 장르를 연출해 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50년대의 비틀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팝은 이제 삼성이나 LG의 전자제품과 함께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만날 수 있는 한국의 문화상품이 됐다. 그러나 K팝의 열풍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양상이다. 1970년대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이 이제 K팝이란 문화 기적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정부는 천금 같은 K팝 열풍을 잘 관리하고 육성해 문화수출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려 ‘K팝 TF’를 신속히 구성하고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의 올해 국가 이미지 홍보 예산이 겨우 54억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정도로 세계로 뻗어가는 K팝과 각종 한류의 국가 브랜드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영국의 브리티시카운슬 연간 예산이 1조521억원이라는데 그 10분의 1 이라도 돼야 하지 않을까. K팝을 위시한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는 보다 획기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는다. 한국 문화를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꽃피울 절호의 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정부는 K팝의 열풍을 결코 가볍게 인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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