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이후 87%가 외국행…중·고등학교 진학 등 유학 연령도 낮아져
과거에는 재벌가 2, 3세들이 대부분 국내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학석사(MBA) 코스를 외국에서 밟았던 관행이 지배적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상당수가 중학생일 때 아예 유학길에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30대 재벌그룹 총수의 직계 자녀와 4촌 이내 친족 가운데 만 20세 이상 146명 중 59명(40.4%)이 외국 대학에 진학했다. 146명 중 42명은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유학했으며 나머지 17명은 아예 고교시절부터 외국 학교에 다녔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외국 대학 진학률이 높았다. 외국 대학에 들어간 59명 중 재벌가 3, 4세로 추정되는 20대와 30대가 각각 20명, 15명으로 파악됐다. 외국 대학 선호현상은 최근 10여년간 더욱 강세였다. 2000년 이후 대학에 들어간 재벌가 자녀 23명 중 20명(87%)이 외국행을 선택했다.
그룹별로는 효성, 롯데, 한화 오너 가족의 외국 대학 진학률이 높았다. 효성그룹은 조사 대상자 7명 중 조석래 회장을 포함한 6명이 국내 고교 졸업 후 일본과 미국 등 외국 대학에 들어갔다. 롯데그룹도 6명 가족 가운데 신격호 회장을 포함한 5명이 일본 등에서 대학을 나왔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만이 부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국내파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가족은 김 회장과 세 자녀 등 4명이 외국 대학을 다녔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능력 배양이나 후계 경영 측면에서 일찌감치 외국 유학을 하는 것이 대세로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