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에너지 난이 부른 아이러니…다시 온(?) 석탄시대
뉴스종합| 2011-07-04 09:48
올 들어 우리나라의 석탄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 가스에 밀려 퇴물 취급 받았던 석탄이 에너지 난 탓에 때 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3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집계한 금년 1~3월 석탄 수입량은 2202만toe(석유환산t)로 지난해 1~3월 1726만4000toe에 비해 17.0% 늘었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입 규모는 6.3% 증가하는데 그쳤다. 천연가스 수입량이 13.5% 늘긴 했지만 석탄을 따라가지 못했다.

금액으로 따진 석탄 수입 규모는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1~3월 무연탄 수입액은 3억5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1~3월 유연탄 수입액은 36억7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2.7%나 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에서 석탄은 석유, 가스를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 석탄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석탄은 연소하며 많은 오염물질을 내뿜고 석유, 가스에 비해 효율도 좋지 않다. 그나마 내세울 만한 장점은 가격이다. 석유, 가스의 값이 빠른 속도로 오르는 사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던 석탄의 가격은 덜 상승했다. 2008년 고유가 위기 이후 석탄의 위상이 급격히 달라졌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점점 수입량이 늘더니 작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연간 석탄 수입량은 4000만toe에서 5000만toe 사이를 오가며 정체 상태를 보였다. 2007년 5423만7000toe, 2008년 6166만5000toe, 2009년 6343만1000toe로 빠르게 수입이 증가하더니 지난해 7257만6000toe로 7000만toe 선까지 넘어버렸다. 사상 최고치다.

금년 들어서도 석탄의 호황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 속도라면 올해 사상 최고 수입량 기록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권혁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석탄 소비량의 97%를 수입해서 쓴다”면서 “대부분이 발전용, 농업용과 제련 등 산업용으로 소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탄의 연소방식이나 효율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쓰기 편하며 구입하기도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다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찾아온 석탄의 인기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권 실장은 “중국 등 신흥국에서 석탄 소비가 늘어나면서 호주,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유연탄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toe=석유환산t. 석유 1t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량을 말한다. 다양한 에너지원의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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