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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는 저승사자(?)…이번엔 SKㆍSTX 그룹주 폭락
뉴스종합| 2011-07-07 10:36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외면당한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입찰에 SK그룹과 STX그룹이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두 그룹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효성, 현대중공업에 이어 하이닉스란 이름이 증시에서는 ‘저승사자’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7일 SK와 STX는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최소한 검토 중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승자의 저주를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양 그룹의 이날 주가하락 폭은 4~5%대로 사실상 폭락 수준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포기로 추락했던 하이닉스 주가는 하루만에 반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현대중공업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가 겉보기에는 3조원대의 매물로 보이지만, 향후 반도체 시황과 설비투자 부담 등을 감안하면 수 십 조원의 기회비용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SK와 STX그룹 모두 다 최근 내부사정이 만만치 않은 것도 부담이다.

특히 STX그룹의 경우 차입을 통한 잇딴 인수합병(M&A)로 덩치를 불렸지만, 조선 및 해운업황 부진에다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냉싱(PF)부실의 유탄에서까지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STX건설의 지난 해 말 PF 관련 연대보증 제공금액은 저축은행 관련만 자본총계(1654억원)의 2.5배 규모인 4208억원에 달한다. 설령 인수한다고 해도 조선, 해운, 건설 등 중후장대형 사업이 주력인 STX가 초정밀산업인 반도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SK그룹의 경우에도 자금력에서는 STX그룹을 앞서고, 화학부문과 반도체 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지만, 최근 비자금 사건으로 어수선한 상황인데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도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면이어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모바일 및데이터통신 관련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도체 시황이 만만치 않을 경우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다면 지분률을 30%이상으로 가져가야하는 부담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SK가 현대중공업처럼 내부검토 과정에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SK와 SK C&C에 확인한 결과, 이들은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인수전 참여가 루머라면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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