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수혜가 적었던 수서역 일대가 화려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강남 아닌 강남’으로 불렸던 데서 벗어나 오는 2014년 수서~동탄~평택 간 KTX 고속철도 노선이 개통되면 ‘제2의 서울역’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변 상권이 재조명받고 있다.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이 지나는 데다, 인근 남부순환로와 동부간선도로 등 서울 동남부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모산을 중심으로 넓게 형성된 그린벨트 지역과 지하철 차량기지 등 기본적으로 개발이 어려운 환경 때문에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주 경기 화성 동탄역을 시작으로 수서~평택 간 KTX 철도 노선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수서역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주거 환경으로만 따지면야 인근에 녹지가 풍부한 데다 탄천도 끼고 있고, 교통도 편리해서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 편”이라며 “다만 상권 개발이 받쳐주지를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수서~평택 간 KTX 건설 공사 착공을 계기로 역세권 개발 기대감에 투자 문의를 해오는 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여건은 호전돼가고 있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 일대 마땅한 투자처가 따로 없어 기존 역세권에 들어선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근 오피스텔인 현대벤처빌과 사이룩스빌, 로즈데일 등은 1000만원 안팎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는 상황. 3년전 입주 당시보다 이미 3.3㎡당 300만~350만원씩 오른 가격이지만, 지난주 수서~평택 간 KTX노선의 핵심역인 동탄역사 착공 소식 이후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KTX 수서역사의 경우 아직 토지보상 문제가 있어 공사가 늦춰지고 있지만 9월께에는 착공할 것으로 알려져 매물을 회수하는 사례도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기대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이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KTX 개통과 함께 인근 송파지역의 대규모 물류유통단지, 문정법조타운이 형성되고 인근 세곡지구에 보금자리지구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소비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상가 매물에 대한 인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서역사와 지하통로가 연결된 현대벤처빌의 경우 가장 상권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1층은 3.3㎡당 3000만~4000만원, 지하1층은 800만~15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O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배후 수요가 넉넉지 않아 수익률이 3%선에 그치고 있지만, KTX가 개통되면 수익률이 크게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수서역 주변으로 물건 자체가 부족한 탓에 인근 송파구 장지동의 가든파이브도 재조명되는 상황. 가든파이브 관계자는 “현재 계약율이 81%, 입점율이 73%로 연초대비 3% 포인트 정도씩 상승했다”며 “주변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최근 투자자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kgun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