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박카스를 비롯한 48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슈퍼에서도 팔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지난달 15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 이후 수차례 대책회의를 가졌음에도 한 달이 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원회의에서 슈퍼 판매에 대한 이해득실이 논의됐으나 박카스의 약국 외 유통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정쩡한 입장이다. 약국 판매를 고수하기도, 약국 외 유통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50년간 일반의약품으로 약국 판매를 지속, 약사들의 암묵적인 압박도 두렵거니와 정부의 결정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상징성을 감안, 조만간 박카스의 슈퍼판매를 동아제약에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슈퍼로 나갈 경우 신뢰도 하락은 물론 비타500 등 음료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동아제약의 고민이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 내부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다’라는 광고를 그대로 내보낸다는 방침을 정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약국 외 유통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의-약 및 정부의 눈치를 본 나름의 절충안인 셈이다. 약국외 판매 땐 기존 100㎖ 병제품뿐 아니라 240㎖ 캔제품 출시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일반 음료처럼 하루아침에 슈퍼에서 팔기는 쉽지 않고 판매전략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약국외 유통과 관련 아무것도 결정한 것은 없으며, 당분간 기존 유통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