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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헤지펀드(Devil’s Hedge Fund)의 대두…변동성 파고 높아진다
뉴스종합| 2011-07-20 09:27
요즘 글로벌증시의 최대 현안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문제다. 그런데 이 보다 좀 더 눈여겨봐야할 게 있다. 헤지펀드의 움직임이다. 얼마전 헤지펀드가 이탈리아 국채에 대핸 공매도(short) 포지션을 취했다는 뉴스는 의미심장하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뒤에는 거시경제의 변동성을 이용한 매크로(Macro) 전략의 헤지펀드가 존재했다.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으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사태가 터지는 데, 이 때도 문제가 된 것 역시 러시아국채에 롱(long, 매수) 포지션을 보유했던 매크로 전략이다. 헤지펀드가 악명을 떨치게 된 것도 바로 남의 위기를 더 크게 부각시켜 투자수익을 거두는 매크로 전략 탓이 컸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악마 같은 헤지펀드(Devil’s Hedge Fund)’인 셈이다.

7월초 헤지펀드들이 공매도한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급등(가격 급락)했다. 공매도 후에는 해당 자산의 값이 떨어져야 이익을 본다. 실제 공매도 이후 국채수익률은 더 올랐다. 헤지펀드들은 이같은 공매도를 그다지 숨기지도 않았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추가적인 가격하락 효과를 노린게 아닐까 여겨진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조지 소로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을 통해 유럽연합의 경제체제를 강력히 비판했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 1997년 아시아를 벼랑 끝까지 몰아 ‘떼 돈’을 번 장본인으로, 매크로 헤지펀드의 대부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는 앞으로 수년간 수시로 시장을 괴롭힐 고질병이다. 통증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은 출렁거릴 확률이 높다. 매크로 전략 뿐 아니라, 차익거래 전략, 상대가치 전략 등 변동성을 수익기회로 활용하는 헤지펀드들은 이 변동성을 수익기회로 삼을 것이다.


글로벌 헤지펀드 자산규모는 약 2조 달러로 2007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고치다. 자금유입속도도 빠르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 국 정부가 푼 막대한 유동성은 ‘양극화’라는 시대흐름에 따라 부자와 대형기관의 주머니로 대부분 들어갔다. 이들은 모두 헤지펀드의 고객이다. 특히 세계 헤지펀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은 금리인상 추세인 유럽과 달리 여전히 제로금리다. 미국 헤지펀드의 성장세가 가장 빠른 이유다.

유럽의 헤지펀드들은 미국을,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유럽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자국내 보유자산 비중이 높기 마련인데, 자국경제가 크게 흔들리는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2대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유로화는 서로 반대편에 서 있다.

2009~2010년은 시장을 따라가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베타(β) 장세였다. 하지만 천문학적 유동성 살포 덕분에 폭락했던 자산가격은 왠만큼 회복됐다. 이젠 유동성 살포효과, 즉 펀더멘털 개선정도가 관건이다. 그런데 예측이 쉽지 않다보니 변동성이 커졌다.



변동성에 내재된 절대수익 알파(α)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헤지펀드는 알파가 극대화된다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변동성으로부터 자산을 지킬 위험회피전략이 필요한 때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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