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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극우주의 발호, 무슬림, 세계화 등에 대한 적대감이 원인
뉴스종합| 2011-07-25 09:41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극우테러의 공포에 빠졌다.

지난 22일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한 극우 민족주의자가 정부청사를 폭파하고 집권 좌파 노동당의 청소년 여름학교에서 청소년들에 총기를 난사한 테러를 일으켜 최소 9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테러범은 올해 32세의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로, 다문화주의와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키워온 그는 오랫동안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왔다. 그는 “(나의 행동이) 잔혹했지만 필요했다”라며 “노르웨이에 혁명을 가져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노르웨이 테러로 유럽 전역에 극우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노르웨이 테러는 이슬람 테러조직에만 집중하고 국내 급진파의 위험에 대해서는 등한시했던 최근 유럽과 미국의 안보 체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는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극우주의에 반(反)무슬림, 반(反)이민 등 편견과 어려운 경제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합치지면서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고 있다”라고 설명했으며,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번 사건으로 ‘북유럽 극우파가 안보 위협은 아니다’라는 생각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테러는 무슬림과 이민자, 세계화, 유럽연합(EU)의 영향력 확대, 다문화주의 확산 등에 대한 반발이 정치 세력화하면서 일부 폭력행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극우주의가 노르웨이 뿐 아니라 유럽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런 기류의 배경에는 잃어버린 국가 정체성을 되찾자며 민족 감정을 자극하고 있는 일부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직접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무슬림을 비롯한 이민자 등 소수자들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는 담론을 통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개인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극우주의 전문가인 요에르그 포르브리그 저먼마셜펀드 애널리스트는 “노르웨이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라며 “이보다 더 극단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테러와 같은 일들은 수많은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그 배경에는 매우 광범위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에도 스웨덴 3대 도시 말뫼에서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총격 사건 용의자가 체포됐다. 현지인인 그는 같은해 6월~10월에 걸쳐 9곳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이민자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해 9월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는 극우파인 민주당이 5.7%의 득표율로 사상 처음 의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포르브리그에 따르면 유럽의 우파 그룹은 1960년대와 1990년대 사이 잠깐 부상했다가 급격히 쇠퇴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그동안 금기시됐던 이들의 주장이 일부 유력 정당들이 수용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민자 등을 적대시하는 극우 세력들의 영향력은 헝가리에서 이탈리아까지 유럽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펴온 북유럽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NYT는 북유럽 나라들이 대다수의 무슬림 망명자와 난민들을 수용했고, 이에 대한 반감이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서도 우파 정당들의 영향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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