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나도성 혁신전문기업 실용확회장, 30년 경력 공무원에서 중기 닥터로 변신
뉴스종합| 2011-08-19 08:19
공무원은 흔히들 ‘갑 중의 갑’으로 불린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하려면 거쳐야 할 최종 관문이다. 여기에 정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이 시대 가장 취업문이 좁은 직업이기도 하다. 

이런 공무원 생활을 30년간 했다면 ‘갑’ 의식과 안정 추구가 몸에 배어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지난 18일 만난 나도성 혁신전문기업 실용학회장(56)은 공무원이라는 묵은 때를 모두 벗어낸 모습이었다. 최근 학회 사단법인 등기를 최종 완료하고, 중소기업 컨설팅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하는 모습에서 되레 공무원과는 거리가 먼(?) 도전정신이 느껴졌다.

나 회장은 1979년 22회 행시에 합격하고 81년 과학기술처(현 교과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88년 산자부(현 지경부) 중소기업국 중소기업정책과에서 근무했다. 이어 중기청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과 시각을 만들었다.

나 회장은 “산자부와 중기청에서 일할 때 중소기업을 보는 눈이 완전 달라졌다. 산자부에선 지원만 해주면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중기청에 와 보니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구조적 문제는 시장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중기청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3000여 개에 달하는 중기 정책들을 뜯어봤다. 결론은 ‘양에 비해 중기에 돌아가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때 부터 나 회장은 현장지향 정책을 만들기로 하고 1년 2개월간 50여 개의 중소기업 현장을 둘러봤다. 여기서 탄생한 제도 중 하나가 기술임치제도다. 대기업의 중기 기술탈취를 방지하기 위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서 기술을 보관하다 대-중기간 계약에 따라 기술을 열람하는 제도다.

이렇듯 중기 현장을 누비며 맞춤형 정책들을 내놨던 나 회장이 3년 전 학계로 몸을 옮겼다. 주먹구구 경영을 벗지 못하는 중기들을 도와주는 전문 컨설팅으로 인생2모작 계획을 세운 것이다. 현재도 그는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 연구원 원장을 맡으며 중기 전문 컨설턴트를 길러내고 있다.

하지만 나 회장에게는 학교라는 울타리는 너무 좁았다. 그는 재계, 공직이 모두 참여하는 좀더 넓은 판을 기획했다. 전문적인 중기 컨설팅 네트워크 학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에 직접 발로 뛰며 인맥을 총 동원해 현재 교수 전문가 30명, 재계 임원 및 고위공직자 15명, 회원사 70개 기업을 모집했다. 이달 초 정식으로 법원등기까지 마쳐 이제 본격적인 학회 할동에 들어간다.

나 회장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전문 컨설팅 접촉에 익숙하지만 소상공인이나 중기는 아직 컨설팅 활용이 미흡한 편”이라며 “20년 넘게 중기에 몸담은 이력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중기 전문 컨설팅 학회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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