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미술전에 나온 BMW 속살..車엔진이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라이프| 2011-08-28 12:46
젊은 작가와 큐레이터가 함께 꾸민 전시에 BMW 자동차의 엔진이 나왔다. 오가는 관람객들은 "자동차 엔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하고 찬탄을 내뿜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서울 상암동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난지갤러리에서 지난 22일 개막된 ’백년몽원’전에 출품된 장재록(jang jae rok)의 설치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30~40대 작가들이 "날로 서구 중심으로 치닫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나 만의 길을 찾는 100년을 준비하자"며 뜻을 모아 시작됐다. 전시에는 강승희, 권순관, 문명기, 박은영, 안두진, 오윤석, 유비호, 유승호, 이상용, 이원호, 이창훈, 장석준, 장종완, 장재록, 정재욱, 차동훈, 한경우 등 국내 작가 12명과, Gorka Mohamed(스페인), Joep Overtoom(네덜란드), Jorg Obergfell(독일), Yo Okada(일본) Wil Bolton(영국), Robb Jamieson(캐나다), Baldur Burwitz(독일) 등 외국 작가 7명이 동참했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기라 작가와 이진명 독립 큐레이터는 “상업주의를 배제하고, ‘저항적 비평주의’를 지향하는 국내외 작가들을 통해 서구와는 또다른 좌표를 세우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다채로운 예술 실험을 점검해봤다”며 "남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까 고민하기 보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볼까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자세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근작과 신작을 음미해보는 전시"라고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난지갤러리 초입에, 난데없이 자동차 엔진 설치작품을 선보인 장재록은 원래 화가다. 수묵화로 이 시대 아이콘인 유명 자동차들을 그린다. 도시에서 나고 나란 젊은이로써 도시적 감수성의 상징이자, 직접적인 욕망의 대상인 자동차를 검은 빛으로 묵직하게 표현해왔다. 특히 벤틀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 등 고가 명차를 특정장소를 배경으로, 어두운 잿빛으로 그려 국내외에 많은 팬을 두고 있다. 또 마천루가 이어지는 미국 뉴욕을 비롯해 라스베가스, LA의 밤풍경을 ‘ANOTHER LANDSCAPE’라는 타이틀로 그려왔다.


그런 장재록이 이번에는 설치작업에 도전했다. BMW코리아로부터 최신 고급승용차(7시리즈)의 엔진을 제공받아, 눈부시게 하얀 엔진을 철제 체인에 매달았다. 작품명은 ’심장(heart)’이다. 자동차공학의 심장에 해당되는 첨단엔진을 녹이 슨 사각의 허름한 철대에 매단 대비가 도드라진다. 현대 산업문명의 총아인 고급 자동차의 엔진이 과거 쓰레기산(그러나 이제는 시민의 생태공원이자 작가들의 스튜디오로 변모한)이었던 난지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이러니가 흥미롭다. 엔진의 추정가는 2000만원. 야외에 비바람을 맞으며 설치돼 더 눈길을 끈다. 이번 ’백년몽원’ 전시는 9월 4일까지 계속된다. 무료관람.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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